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등산과 캠핑 등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시기 야외활동 시 주의해야 하는 게 있는데 바로 ‘뱀’이다.
가을철 뱀은 겨울잠을 준비하며 먹이 활동이 왕성해지는데, 이때 공격성이 높아지고 일부 뱀부 독성이 강해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활동 시 뱀에게 물렸다면 우선 환자를 안전한 곳으로 먼저 옮긴 뒤 앉히거나 눕혀서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줘야 한다. 병원으로 이송할 땐 몸을 고정한 뒤 뱀에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해한다.
흔히 알려진 상처를 절개해 입으로 빨아내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뱀독 제거에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독이 체내로 흡수될 수 있고, 빨아내는 사람의 입안에 상처가 있을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임지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건 깨끗한 물로 씻어내는 정도다”며 “그다음에 살짝 묶어서 빨리 구급대를 불러 환자를 이송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뱀에 물린 곳에서 5∼10㎝ 위를 묶어야 하는데, 너무 세게 묶으면 상처 부위가 괴사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부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는 것도 잘못된 상식인데 물린 부위가 더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칼로 째거나 담뱃재, 된장 등을 바르는 민간요법도 금물이다. 또 환자는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서도 안 된다.
국내에 서식하는 뱀 중 독이 있는 뱀은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유혈목이 등 크게 4종이다. 이 4종은 모두 혈액을 타고 돌며 각종 장기를 손상하는 혈액독을 지니고 있다. 뱀물림 사고를 일으키는 독사는 쇠살모사, 살모사, 까치살모사 순으로 많다.
임지용 교수는 “사실 뱀에게 물릴 때 이게 독사인지 아닌지 구분하기는 거의 어렵다고 볼 수 있다”며 “물리면 무조건 병원 응급실로 가서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뱀독에 의한 증상은 크게 물린 부위의 통증, 호흡곤란, 현기증 등이 있다. 물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붓고 마비 증상이 생길 수도 있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독사에게 물리면 길게는 2주까지 입원하는 경우가 있고, 상처 부위가 괴사하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뱀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우선 잡초가 많아 길이 잘 보이지 않을 경우 강한 발걸음 소리를 내거나 등산스틱으로 강하게 짚는 진동으로 경고 사인을 보내 뱀이 도망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아침이나 점심쯤 햇볕을 찾아 양지로 나오는 뱀들도 있으니 풀숲이 아니어도 조심해야 한다.
또 긴 옷과 발목까지 덮는 등산화, 장갑 등 보호 장비 및 복장을 착용하면 좋다. 딱딱한 소재의 등산용 스패치(각반)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뱀을 만나면 잡으려 하지 말고 즉시 자리를 피해야 한다. 후각과 촉각이 발달한 뱀은 상위 포식자의 배설물이나 강한 향이 나는 식물, 특정 향이 나는 화학 물질 등의 냄새를 기피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흔히 뱀 퇴치제로 알려진 백반 가루는 뱀이 싫어할 만한 강한 냄새가 없어 큰 효과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