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첨단 패키징(후공정) 사업 강화를 위해 전방위 인력 수혈에 나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고부가 반도체 수주 확대에 패키징 기술력이 주요 요소로 떠오른 만큼 조직 규모를 빠르게 키워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에서 후공정 사업을 담당하는 어드밴스드패키징(AVP) 사업팀은 이달 들어 온·오프라인 전 채널을 동원해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11일부터 시작된 2023년 하반기 신입 사원 공개 채용 시기에 맞춰 지원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통상 공채 모집 전후로 반도체 주요 사업부에 대한 소개와 기술 트렌드 등을 담은 채용 설명회를 연다. 하지만 부서 단위가 아닌 직무 단위의 별도 채용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설명회 빈도도 메모리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오프라인에서는 수도권부터 지방에 있는 대학까지 폭넓은 학교를 대상으로 직무 설명, 채용 면담 등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설명회도 화학·소재, 기계와 전기·전자, 전공 무관 등 전공별 신청을 받아 세 번에 걸쳐 열었다.
설명회에는 현직 직원들이 등장해 취업준비생 눈높이에 맞춘 소소한 복지와 혜택을 열거해 눈길을 끌었다. 업무 비전이 밝다는 점도 강조했다. 설명회 중에는 “이전 10년이 칩 공정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패키징” “업무 선구자가 될 수 있다” 등의 내용이 등장했다. 신생 사업부이고 업무가 생소하다는 점에서 생기는 지원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AVP 사업팀을 조직한 후 올해 3월에는 신입 공채, 7월에는 경력 공채를 진행하며 조직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이는 엔비디아·AMD 등 주요 빅테크향 HBM 공급이 임박한 만큼 후공정 사업부가 담당해야 할 물량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부가 메모리 사업에서 2.5D 첨단 패키징을 포함한 턴키(일괄 생산) 생산 체제를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3분기부터 HBM 턴키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HBM 단품 공급 대비 수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