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 국민연금의 미적립 부채가 1825조 원에 달하며 제도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2050년 GDP(국내총생산) 규모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미적립 부채는 연금 충당부채에서 적립기금을 뺀 금액으로, 당장 갚아야 할 부채는 아니지만 미래 세대가 보험료나 세금 등으로 메워야 하는 사실상의 빚이라고 할 수 있다.
전영준 한양대 교수는 13일 안철수 국민의힘,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연금개혁 토론회에서 "연금의 암묵적 부채(미적립 부채) 수준은 2023년 시점에 1825조 원, 국내총생산(GDP)의 80.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 교수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암묵적 부채는 2023년 1825조 원에서 2050년 6105조 원, 2090년 4경 4조 385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 교수는 "제도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암묵적 부채는 2050년에 GDP의 109.1%, 2090년엔 300%로 증가할 것"이라며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제도 개편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2055년에 소진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암울한데도 현재 관점에서 연금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조속한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와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는 지난 1일 보험료율을 끌어올리고 지급 개시 연령을 늦추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민연금 기금 소진을 늦추기 위해 연금 보험료를 '더 많이'(현재 월급의 9%에서 12∼18%로 조정) 내면서 연금 수급은 '더 늦게'(현 63세에서 66∼68세로 조정) 하자는 것이 골자다. 복지부는 기존 논의 결과를 토대로 정부 개혁안이 담긴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만들어 10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