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2호선, 신호등 환승역…서울 지하철 노선도 40년만에 바꾼다

수평·수직·45도 등 대각·직선만 사용한 8선형 적용
원형 2호선 중심에 두고 신호등 방식 환승역 표현
외국인 관광객 고려해 역번호와 노선 함께 표기
역과 환승역 길 찾는 시간 최대 55%, 69% 단축

바뀌는 서울 지하철 노선도. 자료제공=서울시

서울 지하철 노선도가 40년 만에 바뀐다. 갈수록 노선이 복잡해지는 점을 고려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도 알아보기 쉽도록 개선된다.


서울시는 시각·색채·디자인·인지·교통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서울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을 개선한다고 13일 밝혔다. 최종 디자인은 시민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말 발표된다.


새 노선도는 많은 노선과 환승역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8선형(Octoliner) 디자인’을 적용했다. 1933년 헨리 벡이 영국 런던 지하철에 처음 적용한 8선형은 현재 국제적으로 가장 일반화된 디자인이다. 수평·수직·45도 등 대각선과 직선만 허용돼 사용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또 원형 형태를 적용한 2호선 순환선을 중심에 두고 일반역과 혼재된 태극 문양의 환승역은 신호등 방식의 표기 방식으로 개선했다. 사용자가 쉽게 목적지를 따라갈 수 있도록 환승 노선의 색상을 나열하고 연결 고리 형식으로 적용했다.


서울시는 관광객에게 현 위치를 방위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심과 외곽 지역 경계선과 인천공항·바다·강 등 주요 지리 정보를 노선도에 표현했다. 내년에는 랜드마크 아이콘을 노선도에 적용해 서울의 명소도 홍보할 예정이다. 색약자, 시각 약자, 고령인들도 보기 쉽도록 약자를 배려해 노선의 색상과 패턴을 새롭게 적용했다. 기존 역 번호에 더해 노선을 함께 표기해 외국인이 역을 찾기 쉽도록 변경했다.


20~30대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새 노선도에 대한 아이트래킹(Eye Tracking·시선의 위치 또는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을 진행한 결과 역 찾기 소요 시간은 최대 약 55%, 환승역 길 찾기 소요 시간은 최대 약 69% 단축됐다. 특히 외국인의 길 찾기 소요 시간 감소 폭이 내국인보다 약 21.5% 더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역별로 제각각 적용되고 있는 기존 노선도를 온라인·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휴대폰 등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1대1, 16대9의 두 가지 비율을 개발해 사용성을 높일 예정이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새롭게 발표한 노선도는 시각 약자, 외국인 모두를 배려한 읽기 쉬운 디자인으로 지하철을 더욱 편하게 이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 기준에 맞춘 디자인을 적용해 글로벌 톱5 도시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