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첫 성간물체 ‘오우무아무아’, 얼음 아냐”…정말 외계문명의 물체일까?

그 동안 지구를 찾아온 소행성·혜성과는 다른 태양계 밖 손님
미 하버드대 천문학 권위자, 오우무아무아는 외계문명 물체 주장

오우무아무아의 상상도. 사진제공=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지난 2017년 태양계에서 관측된 최초의 성간(星間) 물체인 ‘오우무아무아(Oumuamua)’가 수소 얼음과 물 얼음이 아니라는 주장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14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론천문연구센터의 티엠 황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2020년 그동안 학계의 유력한 가설이던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져 있고, 표면에서 나오는 수소 기체로 인해 가속 운동을 한다’는 내용을 뒤집는 논문을 제시했다.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덩어리라면 기화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천문학계에서는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과 물 얼음으로 구성돼 있어 성간물질을 통과해도 파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새로운 이론이 제시됐다.


성간물질이란 별과 별 사이 비어 있는 공간에 존재하는 먼지와 기체를 의미한다. 성간물질을 통과하는 긴 시간 동안 기체 입자들이 충돌해 열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티엠 황 박사와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의 아브라함 로브 교수 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과 물 얼음으로 구성돼 있다는 주장 또한 수소와 물의 승화 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이론이고, 오우무아무아의 비중력 가속 운동을 설명할 수 있는 추력을 만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중력 가속 운동이란 추진력이 강해 태양 중력만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운동을 뜻한다.


연구팀은 대신 오우무아무아가 우주 공간에서 겪을 수 있는 중요한 가열·냉각 과정을 고려한 열역학적 모델을 제시했다.


오우무아무아가 빠른 속도로 추진하려면 수소 얼음이 기체로 승화돼야 하는데 이때 많은 양의 수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수소 얼음과 물 얼음으로 오우무아무아가 구성돼 있다고 가정하고 표면 온도를 추정한 결과 온도가 매우 낮아 오우무아무아를 추진할 힘이 부족하며 충분한 수소 얼음도 없다”고 주장했다.


티엠 황 박사는 “오우무아무아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본질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라며 “베라 루빈 천문대에서 이뤄질 대형 시놉틱 관측 망원경을 통해 많은 성간 물체를 탐지한다면 오우무아무아의 기원과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라는 뜻인 오우무아무아가 천문학계에서 아직도 관심이 되고 있는 것은 인류가 처음으로 관측한 태양계 밖에서 온 물체라는 점도 있지만 외계문명의 물체일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2017년 9월 지구에서 25광년 떨어진 베가성 방향에서 날아온 한 오우무아무아는 태양 중력의 도움으로 금성과 지구궤도를 통과하고 다시 태양계 밖으로 날아갔다. 이때 하와이의 할레아칼라산 정상에 있는 천문대의 천체망원경이 이 물체를 관측했다.


이 물체가 발견됐을 때 천문학자들은 혜성이나 소행성일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오우무아무아는 그 동안 지구를 찾아 왔던 소행성이나 혜성과는 달랐다. 궤도와 크기, 비행속도 등 모든 게 이전에 왔던 물체와는 차이를 보였다.


그 동안 관측된 혜성과 소행성의 모양은 대부분 동그란 구의 모양에 가까웠다. 그러나 오우무아무아는 길쭉한 모습이었다. 또 태양 주변을 지날 때 다른 물체들과는 달리 태양열 반사에 의한 방출되는 열이 오우무아무아에서는 감지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이 물체는 기존에 지구를 찾아 왔던 다른 물체들 보다 크기가 작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오우무아무아는 작은 크기임에도 다른 혜성이나 소행성보다 더 반짝이게 빛났다. 당시 오우무아무아를 관측했던 천문학자들은 오우무아무아가 우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음이나 돌덩어리가 아닌 금속과 같이 태양빛을 반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천문학자인 에이브러햄 로브 교수는 “오우무아무아는 소행성이나 혜성처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물체가 아닌 인위적인 물체, 즉 외계 문명이 보낸 탐사선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버드대 천문학과의 학과장이자 천문학계의 권위자 중 1명으로 꼽히는 로브 교수는 “우리의 기존 지식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게 있다면 사고의 영역을 과감히 넓혀야 한다”면서 “오우무아무아가 외계의 지적생명체가 만든 물체라면 그 동안 보여줬던 특이성들이 모두 설명된다”며 오우무아무아의 외계문명 물체설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해 로브 교수는 2018년 11월 12일 우주물리학 저널 회보에 오우무아무아의 특이성을 설명하는 논문을 실으면서 외계 문명이 보낸 물체일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로브 교수의 주장은 전혀 무시당하지 않고 일부 과학자들은 동의했다. 이 넓은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과학계의 중론인데, 외계의 지적 생명체가 보낸 탐사선들은 우주에 많이 떠돌아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에서도 그 동안 많은 탐사선들을 우주로 보냈고 그 가운데 △뉴 호라이즌호 △보이저 1호 △보이저 2호 △파이어니어 10호 △파이어니어 11호는 이미 성간우주를 향해 가고 있다. 이 탐사선들은 우주를 떠돌아 언젠가는 지구 외 다른 문명에게 발견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우무아무아가 외계문명이 보낸 물체라는 것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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