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이 7월 말까지 67조 9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한 달 새 15조 원가량 줄었지만 연간 전망치(-58조 원)를 여전히 10조 원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세수 부족 속에 적자를 메우기 위해 동원한 국가채무는 같은 기간 더 늘어 1100조 원에 육박했다. 정부는 다음 주 세수 재추계를 발표하지만 기업 실적 부진, 자산 시장 침체 등으로 세수 부족 상황을 돌파할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7월 말 누계 총수입은 1년 전보다 40조 7000억 원 감소한 353조 4000억 원, 총지출은 59조 1000억 원 줄어 391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통합재정수지는 37조 9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고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실질적인 나라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7조 9000억 원 적자였다.
한 달 전과 비교해 통합재정수지는 17조 6000억 원, 관리재정수지도 15조 원 개선된 수치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코로나19가 진정돼 코로나 위기 대응 사업(13조 2000억 원)과 소상공인 손실 보전금 지급(35조 3000억 원) 등의 지출이 감소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이른바 기저 효과 영향이 컸다. 더구나 수치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적자 규모는 정부가 올해 목표치로 삼은 58조 원을 여전히 크게 웃돈다.
특히 경기 침체로 국세수입이 급감해 적자 폭은 하반기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7월 말까지 거둬들인 국세수입은 217조 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3조 4000억 원 감소했다. 국세수입 진도율은 54.3%로 전년 동기(65.9%·결산기준)보다 11.6%포인트가 낮다. 세외수입 역시 한국은행 잉여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 원 줄었다.
결국 나랏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허리띠 졸라매며 지출과 국채 발행 모두 줄이고 있지만 상환 후 남은 국채 잔액이 누적되면서 국가채무 자체가 늘어나서다. 7월 말 현재 중앙정부 채무는 1097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14조 5000억 원을 늘었고 지난해 결산 채무(1033조 4000억 원) 때보다 빚이 64조 4000억 원 불어나 올해 말 전망치(1101조 7000억 원)에 근접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방정부 채무 34조 2000억 원을 더하면 국가채무는 1132조 원인데 올해 말 나랏빚 예상치인 1134조 4000억 원까지는 3조 원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