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해 흔쾌한 수락을 얻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전했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초대를 감사히 수락했다”며 모든 합의는 외교 채널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김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5세대 첨단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Su)-57을 생산하는 전투기 공장 시찰을 위해 하바롭스크주로 이동했다. 이어 블라디보스토크에 들러 전략핵잠수함 등을 운용하는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둘러본다.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스텔스 전투기와 핵잠수함 전력을 갖춘다면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된다.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는 ‘위험한 무기 거래’를 시도하는 북한과 러시아를 규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북러의 공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하면서 “응분의 책임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북러의 밀착을 윤석열 정부 탓으로 돌렸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의 이념 외교, 진영 외교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협력을 초래한 것”이라며 북러를 규탄하기보다 우리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어 “북러정상회담을 만든 일등 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억지 주장까지 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의 경직된 대북 정책과 균형 잃은 외교정책이 가져온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북러 간 ‘악마의 거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패전을 늦춰주는 대가로 북한이 대남 공격력의 배가를 꾀하는 꼼수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도발이다. 상식적인 정당이라면 비판의 화살을 북러로 겨냥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엉뚱하게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을 비난하며 오도된 안보관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잇단 도발을 묵인·방조한 책임부터 반성하는 것이 순서다. 거대 야당이라도 경도된 안보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의 헌법 가치를 수호할 수권 정당이라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안보 문제에서는 정쟁을 접고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