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댐붕괴 홍수참사'…시신 수십구씩 떠밀려와, 사망자 최대 2만 관측도

13일(현지시간) 댐붕괴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리비아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 이집트군 소속 구조대원들의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6000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도 1만명이 넘으면서 사망자 수가 최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등 현지 언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홍수로 인한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의 사망자가 이날 오전 600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폐허가 된 데르나시 해안지대. AFP 연합뉴스

리비아 동부 정부가 전날까지 집계한 사망자 규모는 5300명이었다. 리비아 동부 정부의 아부 치쿠아트 민간항공부 장관은 "바다에서 시신이 수십 구가 해안으로 밀려오고 있다"며 “사망자가 이 수치에서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번 홍수로 데르나의 기반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봤으며 최소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IOM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벵가지를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도 6085명의 이재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댐붕괴로 홍수가 발생한 데르나 시내. AFP 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리비아 동부를 강타했다. 이로 인해 인구 10만명의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 외곽에 있는 댐 2곳이 붕괴하고 대홍수가 발생했다. 상당수 시신이 지중해로 떠내려가거나 건물 잔해에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풍 다니엘로 데르나에서 약 12㎞ 떨어진 댐이 무너지고, 쏟아져 나온 물이 계곡을 휩쓸고 내려가 데르나에서 가까운 두 번째 댐마저 터뜨리면서 참사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 여파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한 뒤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은 동부를, 유엔과 서방이 인정한 과도정부 리비아통합정부(GNU)는 서부를 통치하고 있다.


한편 리비아에 유엔 지원팀이 현장에 도착해 구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도 리비아 구호 활동을 위해 현지 당국, 유엔과 협력 중이다. 인접국 이집트는 구조 및 수색 지원을 위한 군과 장비를 파견하기로 했고, 튀니지, 알제리,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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