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ABC 전략에 LG전자 총대 멨다…북미에 클린테크 TF 설립한 이유는 [biz-플러스]

LG노바, 산하에 클린테크 전담팀
1억 달러 펀드로 투자 대상 물색 나서
클린테크, 구광모의 미래 신산업 한 축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노바)가 지난해 9월 7일부터 8일까지 샌프란시스코 ‘더 크래인웨이 파빌리온'에서 개최한 이노베이션 페스티벌에서 센터장인 이석우 전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미래 역점 사업으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를 낙점한 LG(003550)그룹의 전략에 발맞춰 핵심 계열사인 LG전자(066570)가 ‘클린테크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미래 준비 조직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고 투자 대상 찾기를 시작했다.



LG전자, 북미에 클린테크TF 설치…인력 확보 나서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설립한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노바)는 최근 사내에 클린테크 TF팀을 설립하고 인재 확보에 나섰다. LG전자는 최근 샌타클래라의 LG노바 클린테크 TF에서 근무할 프로젝트 매니저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클라우드 엔지니어 등을 구하기 위한 경력직 채용 공고를 냈다.


클린테크 TF는 LG그룹이 미래 성장 사업으로 낙점한 클린테크 분야의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핵심 기구가 될 전망이다. 클린테크 TF는 LG전자 차원에서 클린테크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신기술을 보유했거나 잠재력을 갖춘 스타트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클린테크 분야의 다양한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맺는 한편 펀드를 조성해 성장성을 갖춘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LG노바는 LG전자가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최고운영책임자(CSO) 부문 산하에 2020년 말 설립한 조직이다. 첨단 정보기술(IT)의 본산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자리 잡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사물인터넷(IoT) 분야 전문가이자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 부국장을 지낸 이석우 전무가 센터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고 있다.


LG노바는 1억 달러(약 13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바탕으로 신산업에 투자할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 2020년 말 출범 당시 2000만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 육성 펀드를 조성했던 LG노바는 지난달 글로벌 벤처 투자 기업 클리어브룩과 협약을 맺으면서 2024년 말까지 규모를 1억 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7월 회사의 미래 전략을 발표하면서 “LG노바를 활용해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을 찾고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중 상당액이 친환경 에너지 등 클린테크 분야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광모의 미래 구상 ‘ABC’ 가속…10조 원 부어 육성



지난해 6월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LG

클린테크는 첨단 기술을 적용해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의미한다. 친환경 소재,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가 대표적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에너지 투자액 2조 8000억 달러(약 3711조 원) 가운데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 규모는 전체의 절반을 넘는 1조 7000억 달러(약 225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는 LG그룹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의 핵심이자 미래 성장의 중추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석유화학 사업을 논의하는 전략 보고회에서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 확대를 결정하면서 미래 신산업으로 낙점했다. 5년 간 2조 원을 투자해 고객을 위한 친환경 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올해 3월에는 인공지능(AI)·바이오를 합친 신산업 분야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 규모를 더욱 키웠다.


구 회장은 이와 관련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051910) R&D연구소를 방문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여기서 구 회장은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해 실행해가자”고 강조했다.


클린테크 사업은 석유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LG화학과 배터리 분야의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주로 맡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곡물기업인 ADM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미국에서 2025년까지 연간 7만 5000톤(t)의 생분해성 플라스틱(PLA)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LG화학 대산공장에도 바이오 원료 생산시설과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시설을 짓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LG전자의 투자 거점 마련은 그룹의 핵심 주력사 중 하나로서 LG전자 또한 관련 산업의 진출 방안을 모색하며 보조를 맞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클린테크 TF 출범과 인력 확보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인재 확보 차원”이라며 “클린테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혁신 기업과 미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전문가들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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