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기술 없인 미래 없다…오너가 직접 채용설명하고 '365일 공채'도

■'제조업 연구소' 수도권 집결
제조업 첨단화가 경쟁력 강화 핵심
한화오션 등 조선·철강·방산기업
IT 활용역량 갖춘 인재 중요해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14일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열린 채용 설명회에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독자

한화오션(042660)이 최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이 중 디지털과 친환경 기술 개발에 6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2030년까지 무인 기반 완전자율운항 선박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최신 정보기술(IT)이 적용돼야 한다. 과거 조선소는 강재를 최대한 저렴하게 사와 선박을 잘 건조해 적시에 인도할 뿐이었다.


지방에 본사를 둔 전통적인 제조업들이 연구개발(R&D) 센터를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것도 제조업 첨단화에 따라 IT, 디지털, 융합 인재들이 핵심 생산 자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조선과 철강 등 전통적인 제조업들은 AI, 3차원(3D) 프린팅 기술, 로봇 등 첨단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시스템의 자동화와 로봇화를 통해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단순노동 인력은 줄어들고 있지만 자동화·로봇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유지 보수하는 인력은 오히려 부족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서 첨단화를 서두르면서 첨단 기술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AI·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의 인력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발표에 의하면 AI 분야는 2027년 1만 2800명의 신규 인력 부족 현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구개발을 맡을 고급 인력(석·박사급)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1만 8800명, 빅데이터 분야에서도 1만 9600명의 신규 인력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산업 시스템의 첨단화뿐 아니라 친환경·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발전에 따른 연구개발 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50%를 넘겨 1위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전 세계에서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의 55%를 독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기업들은 앞다퉈 연구개발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센터를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채용부터 오너가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김동관 한화(000880) 부회장은 전날 직접 서울대 공과대학을 찾아 한화오션 채용 설명회를 주관했다. 김 부회장이 직접 채용 설명회를 찾은 것은 전 계열사를 통틀어 한화오션이 처음이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조선 3사 중 방산을 한화만큼 잘하는 회사는 없다”고 강조하며 취업 준비생들에게 한화오션의 비전을 설명했다.


HD현대(267250)는 올해 들어 다섯 차례 공개 채용을 진행하며 사실상 365일 연중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또 AI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 25일부터는 AI 해커톤 대회도 진행하고 연말에는 AI 포럼도 열 계획이다. 국내 대학생과 대학원생은 물론 HD현대 임직원도 참여하는 행사로, 한정된 시간 동안 주어진 문제의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제조업 혁신은 산업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첨단 기술 도입에 있다”며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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