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성범죄 피의자와 그의 가족 등 5명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15일 영암군 영암읍 농덕리에 위치한 한 주택에서 60대 남성 김 모 씨와 김 씨의 아내인 50대 여성, 김 씨 부부의 20대 아들 3명 등 5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 씨 부부의 아들 3명은 모두 지체장애 또는 자폐 등 심각한 정도의 장애를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농업인으로 이들 가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으로 등록된 상태는 아니었다.

숨진 일가족과 가까이 사는 이웃 주민이 김 씨 부부와 연락이 되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해당 주택에 방문했다가 혈흔을 발견하고 이날 오후 3시 54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주민은 “집주인 김 씨와 그의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 집에 찾아갔는데 창문과 밖에 피가 보인다”며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출동 결과 집 안 곳곳에 혈흔이 있었고 안방에서 3구, 부엌이 딸린 작은 방에서 2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시 김 씨와 그 일가족의 시신은 모두 다량의 피를 흘린 모습이었다. 주택 출입문은 모두 내부에서 잠긴 상태였고 외부인 침입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신원을 파악한 결과 김 씨는 앞서 이달 4일 다른 마을에 사는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였다. 그는 13일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했고 조만간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이후 연락이 끊긴 상황이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김 씨와 그의 아내, 아들들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