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막한 2023 토론토 국제 영화제 필름 마켓에서 캐나다의 3D 애니메이션 영화 ‘버터플라이 테일(나비 이야기)’이 스크린X 형식으로 첫선을 보였다. 스크린X는 우리나라 CJ CGV가 카이스트와 함께 개발한 특별 상영관으로, 전면 스크린을 넘어 양면 스크린까지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다. 북미권의 3D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중 사전 제작 단계부터 스크린X 제작을 고려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정체되고 대신에 이색적인 영화체험 수요가 높아지면서 특별관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가 운영하는 특별관 4D플렉스는 해외 제작사와의 협력을 넓히고 있다. ‘버터플라이 테일’을 제작한 캐나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카르페 디엠은 CGV의 자회사 CJ 4D플렉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작업을 진행했다.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소피 로이 감독은 “카메라가 기울어질 때 3면의 스크린 전체에서 수평선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빛 방향을 일치시키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었다”면서도 “결과는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 X는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후반 작업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다면을 활용해 몰입감과 현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해 점차 사전 제작 단계부터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CGV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19 이후 영화 제작자들이 (스크린X 등 특별 상영에 대해) 집이나 모바일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극장의 진화라고 인식하게 되어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특별 상영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숫자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CGV에 따르면 올 상반기 4DX·스크린X·4DX스크린을 합친 전 세계 박스오피스의 수익은 2억 3600만 달러(한약 3130억 원)를 넘어섰다. 2019년 1억 7700만 달러에 비해 33%가 증가한 수치다.
특별 상영 형식으로 제작된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시네마’ 등 오리지널 얼터너티브 콘텐츠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0.3%에 불과하던 콘텐츠 매출 비중이 올해 2분기 35.7%를 차지하는 등 크게 늘어났다.
CGV는 앞으로도 다양한 특별관 작품들의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CGV 측은 “지난 상반기에는 23편을 공개했고, 하반기에는 ‘더 이퀄라이저 3’ 등 할리우드 작품을 포함한 더 많은 작품 공개가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