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러시아로 출발하면서 이동 수단인 '초호화' 전용열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움직이는 집무실’로 기능하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에는 집무를 볼 때 필요한 통신 장비, 최고 지도자 보호를 위한 방탄 기능과 박격포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4월 푸틴 대통령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볼 때도 약 1200km 거리를 열차로 이동했다. 당시 북한 선로 상태가 좋지 않아 시속 60km 정도로 밖에 못 달리고, 북한과 러시아의 레일 간격이 달라 중간에 열차 바퀴를 바꿔야하는 탓에 이동하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할 때도 60시간 동안 열차를 탔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과거에도 여러 번 포착됐다. 다만 열차 내부나 성능에 대해서는 외부로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다.

지난해 10월 조선중앙TV에 방영된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에서 내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화 속 열차 안에는 책상 위 노트북과 모니터, 스마트폰 등이 놓여있다. 회의용 탁자에는 재떨이와 성냥이 있다.

내부 색상은 흰색이다. 2014년 2월 '부강조국 건설의 불멸의 대강을 밝혀주시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서 나온 열차 내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8년 3월 방영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영상에서는 김 위원장이 열차 안에서 붉은색 가죽 재질로 보이는 소파에 앉아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대화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열차 내부 벽면에 걸린 TV 화면에는 한반도 주변 지도가 보이고 '현재 위치 중국 료녕성'이라는 글이 쓰여있었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해외 방문과 지방 시찰 때 열차를 자주 탔다.

김정일 위원장이 2001년 여름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는 3주간 열차를 탔었다. 이때 동행한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전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2002년 '동방특급열차'라는 책에서 김정일의 열차 전용칸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책에서 전용칸 바닥에 방탄용 철판이 깔려있고 내부에는 영화 감상용과 전자지도로 쓰이는 스크린이 있었다고 열차 내부를 묘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풀리코프스키는 열차에서 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 프랑스 요리 등 어떤 것도 주문할 수 있었으며 여성 가수들이 공연도 했다고 책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1년 러시아 매체에 전용열차를 '움직이는 완벽한 요새'로 묘사했다. 이어 열차에 위성항법시스템과 위성TV, 전화가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