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내용을 기록한 조서를 고소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빼고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경찰에서 거부당한 변호사가 법정 싸움에서 승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A 변호사가 서울 영등포경찰서장을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을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 변호사는 2021년 10월 한 회사를 대리해 B씨 등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이듬해 12월 경찰에 B씨 등을 조사한 피의자 신문조서에서 개인정보를 제외한 부분 일체를 공개해달라고 청구했다.

경찰은 해당 신문조서에 제3자의 개인정보도 담겼다며 공개를 거부했고, A 변호사는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경찰의 비공개 처분은 위법한 만큼 취소돼야 한다"라면서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조서 내용은 고소 사건과 관련한 것에 국한돼 있고 제3자의 재산 관계나 사생활에 관해선 상세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라면서 "조서를 공개해도 피의자나 제3자의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