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 산실 K-City 가보니…차대차 충돌실험·배터리 낙하실험 ‘굉음’



80km/h의 속도로 질주하는 시험차량(오른쪽)이 정치차량과 차대차 충돌하고 있다. 사진 제공=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쾅.”


시속 80㎞로 내달린 시험차량(YF소나타)이 멈춰서 있던 카니발과 충돌했다. 충격은 90도가량 회전한 시험차량 앞쪽이 흡수했다. 피어오른 연기가 걷힌 뒤 가까이 가서 보니 보닛은 구겨지고 범퍼는 주저앉아 있었지만 운전석은 멀쩡했다. 불도 나지 않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이종 차량 간 상호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준비한 전례 없는 시험이었다.


1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송산면에 있는 공단 부설 연구기관인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도착했다. 2018년 12월 완공된 케이시티(K-City)로 이동해 레벨4 승합형 자율주행자동차(레스타)를 시승했다. 36만㎡ 규모로 조성된 K-City는 고속도로·도심·커뮤니티·교외·주차시설 등 5가지 교통환경과 톨게이트, IC·JC, 횡단보도, 철도건널목, 자전거도로, 포트홀 등 36가지 교통시설을 구비해 실제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사실상 모든 상황을 구현해냈다. 전세계 시험대(테스트베드) 중 유일하게 보유한 버스전용차로·가로수길 등을 포함하고 있다.


시승차량은 스쿨존, 점멸 신호등, 무단횡단 자전거를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약 8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운전자는 중간중간 손과 발을 머리 위로 들어보이면서 자율주행에 일절 개입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상환경재현시설이 설치된 터널과 고속주회로도 누볐다. 300m 구간을 지나는데 시간당 60㎜로 측정된 폭우가 내리고 안개가 깔리면서 볼 수 있는 거리는 30m에 불과했다. 터널을 나오자 최대경사각 42도의 고속주회로가 나타났다. 총길이는 5040m, 도로폭은 15.2~19.5m로 최고속도 시험, 최고속도제한장치 시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고설계속도는 시속 250㎞이지만 안전을 위해 현재는 시속 215㎞로 주행하고 있다.


한켠에서는 구동축전지 낙하시험도 이뤄지고 있었다. 굉음을 내면서 시험제품인 포터EV용 배터리가 시속 35.28km로 지면에 떨어졌다. 매캐한 냄새는 났지만 불씨는 보이지 않았다. 파편도 튀지 않았다. 문보현 자동차안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4.9m 높이에서 배터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자유 낙하시켜 1시간동안 발화나 폭발여부를 관찰한다”며 “자동차 충돌시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5년 전 문을 연 K-City는 매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9~2021년 레벨4 기술개발을 위한 악천후와 통신교란(GPS차단 등) 안전성 평가환경을 보완한 데 이어 2022~2024년 레벨4+ 기술개발을 위한 혼잡·군집주행 등 한층 복잡한 교통상황 재현하는 데 머리를 싸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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