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이동수단에 레저·항공까지 연동…모빌리티 '슈퍼앱 격돌'

쏘카, 카셰어링에 자전거 연결
티맵, 대중교통 서비스도 통합
카카오T, 중고차 판매 등 도입
기존 앱에 다양한 기능들 추가
편의성 높여 이용자 확보 전략



쏘카(403550)는 최근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서비스하던 전기자전거 ‘일레클’을 카셰어링 앱에 연동했다. 카카오(035720)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 등 국내 대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도 이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고 있다. 끊김 없는 이동 서비스로 이용자의 편익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모빌리티 플랫폼이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다. 쏘카는 이달 6일 카셰어링 앱에 전기자전거 '일레클' 이용기능을 연동했다고 17일 밝혔다. 쏘카 앱만으로 전기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쏘카가 2021년 12월 일레클을 인수한 지 약 1년 9개월 만이다.


쏘카는 카셰어링 앱에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 올해 1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제휴해 쏘카 앱에서 KTX 전 노선 승차권 구매가 가능한 '쏘카-KTX 묶음예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5월 카셰어링과 전국 2만 5000개 호텔·리조트 예약이 동시에 가능한 '쏘카스테이'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같은 달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쏘카페이’도 도입했다. ‘모두의 주차장’을 제외한 쏘카의 서비스가 모두 연동된 것이다.


쏘카가 슈퍼앱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편의성을 극대화해서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나의 앱에서 이동뿐만 아니라 이동 전후까지 책임지는 ‘스트리밍 모빌리티’로 편익을 높여 기존 사용자를 묶어두고 새로운 이용자의 유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자 확보가 매출과 직결되는 플랫폼 기업 입장으로서는 필수 전략이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은 쏘카 앱에 유입되는 유저를 증가시켜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추가되는 서비스와 증가되는 유저 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쟁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도 슈퍼앱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4일 ‘슈퍼앱'으로 도약했다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길 안내(내비게이션), 주차, 대리운전, 전기자동차 충전 등 운전자 위주의 기존 서비스에 지금까지 별도로 제공하던 티맵 대중교통 서비스를 통합했다.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사 우티(UT) 택시 호출 서비스와 공항버스 조회·예약 기능도 탑재했다. 내달부터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도 추가한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동뿐만 아니라 장소 검색, 식당·숙박 예약 등 '모빌리티 라이프' 영역도 확장할 방침이다. 연내 목적지 부근 숙박업소나 레저 활동 등에 대한 정보 제공과 예약 기능을 도입한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렌터카, 숙박, 맛집 예약을 모두 티맵 안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티맵이 이동의 모든 순간에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카카오 T’에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택시뿐만 아니라 대리운전, 주차, 항공권 예약, 퀵서비스, 세차, 정비, 중고차 및 전기트럭 판매 등 폭넓은 서비스를 탑재했다. 최근에는 행정안전부 주관 ‘디지털 서비스 개방 선도 서비스’에 참여해 카카오T 내에서 SRT 승차권 예매, 자동차 검사 예약, 인천공항 내 소요 시간 예측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카카오T 통합검색창을 홈 화면에 배치해 목적지만 입력하면 카카오T 내 다양한 이동 수단별 경로와 예상 소요 시간, 비용을 확인하고 호출·예약까지 한 번에 완료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모빌리티 슈퍼앱을 지향하는 스타트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차봇모빌리티는 운전자의 자동차 생애주기에 따른 모든 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보험·금융 상품 중개 및 국산 신차 판매 중개, 수입차 판매, 중고차 매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슈퍼앱 전략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에서 '고젝'과 '그랩' 등 모빌리티 기업들은 이동 서비스를 넘어 청소, 음식 배달, 마사지 등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버도 카셰어링이나 택시를 넘어 배달, 여행, 광고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모빌리티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슈퍼앱의 퍼즐이 완성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이용 편의성이 증대되고, 궁극적으로는 각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서비스 제공으로 사용자 경험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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