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약자복지에 ‘진심’을 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정부 지출증가분 70%가 복지부 예산
생계급여 역대최고 수준 13% 인상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구축
은둔 청년 등 맞춤 프로그램도 확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올해 초 보건복지부 신년사를 통해 국민께 다짐드린 약속 중 첫 번째는 ‘약자 복지’를 더욱 공고히 실천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가 약자 복지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외연도 차근차근 확대해 저소득층에 대한 생계 지원은 물론 생애 주기별 취약한 부분에 대한 소득·돌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진정한 약자 복지를 위한 정부의 ‘진심’이 담겨 있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은 올해 대비 2.8%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인 데 반해 보건복지부 예산안은 122조 5000억 원으로 12.2%나 증가했다. 정부 총지출 증가분 18조 2000억 원 중 70%가 넘는 13조 3000억 원이 보건복지부 예산이다. 건전재정 기조하에서도 혁신적인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사회적 약자 지원에 재투자하고자 한다.


정부는 우선 저소득층을 더욱 두껍게 지원할 예정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를 역대 최대 수준인 13.2% 인상한다.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 수급자는 내년부터 최대 월 21만 3000원을 더 받는데 지난 정부 5년간 인상분인 19만 6000원보다 크다. 아울러 사상 처음으로 생계급여 선정 기준도 현재 기준중위소득의 30% 이하에서 32% 이하로 확대해 약 3만 9000가구가 신규로 지원받게 된다.


홀로 거동하기 힘든 중증 장애인에 대한 국가책임도 강화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일대일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24시간 돌봄 시범 사업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애인 활동 지원, 장애아 돌봄, 발달 재활 등 전 영역에서 장애인의 활동을 보다 폭넓게 지원한다.


특히 노인 인구 1000만 시대를 앞두고 어르신들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뒷받침한다. 신규 노인 일자리를 역대 최대 수준인 총 103만 개 제공한다. 최초로 100만 개를 돌파하는 것으로 전체 어르신 10명당 한 명은 정부가 지원하는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다. 일자리 수당도 6년 만에 월 2만~4만 원 인상된다. 어르신의 70%를 지원하는 기초연금도 월 32만 3000원에서 33만 4000원으로 인상된다.


정부는 사회 환경의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새로운 복지 수요에 대해서도 맞춤형으로 대응해 보다 촘촘하게 지원하고자 한다. 먼저 가족을 돌보느라 학습, 취업 준비, 건강관리를 하기 어려웠던 가족 돌봄 청년에게 연 최대 200만 원의 자기돌봄비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립 은둔 청년에게는 공동생활을 경험하고 가족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방문 상담과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한 맞춤형 사례 관리를 확대하고 자립수당도 현재 월 4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인상한다.


또 1인 가구 등 사회적으로 고립돼 생활하는 고독사 위험군을 지원하는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돌봄이 필요한 중장년층에 대한 돌봄 가사, 통합 지원 등 일상 돌봄 서비스도 확대한다. 아울러 긴급히 돌봄이 필요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긴급 돌봄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예산안을 마련하며 국가가 우선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다. 약자 복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진심’을 마음속에 한 번 더 깊이 새겼다.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더 나은 미래, 든든한 복지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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