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ESG 전략, 런던서 통했다…개도국에 녹색사업 보증

■우상현 신한은행 런던지점 본부장 인터뷰

우상현 신한은행 런던지점 본부장이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신한은행 런던지점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조윤진 기자

“영국 정부와 민간이 함께 교류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파이낸스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와 동반 성장의 활로를 모색하겠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제4회 한·영 투자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한국-영국 간 녹색 파트너십’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신한금융이 영국 산업통상부(DBT)와 공동 주관사로 나선 포럼이다. 그간 행사 후원 기관에 그쳤던 신한금융은 처음으로 주관에 나서면서 행사의 전반적인 구성과 방향성을 주도했다.


국내외 정부·민간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180여 명이 참석하며 성료한 이번 포럼의 중심에 선 건 신한은행 런던지점이었다. 지난해 지점 내에 ‘ESG 글로벌 데스크’를 설치하며 ESG 특화 펀드 발굴 등에 나서온 우상현 런던지점 본부장은 13일 “신한금융은 ‘기후 금융’ 분야에 대한 한국계 민간 금융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며 시장 선도 의지를 표명했다.


그 일환으로 런던지점은 최근 비영리 벤처캐피탈 아큐만펀드의 2억 달러(약 2700억 원) 규모 대출 펀드(Debt Fund)에 2000만 달러를 출자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사하라 인근에 전력보급률이 낮은 아프리카 16개국에서 독립형 태양광 사업을 하는 기업 등에 투자하게 되며, 신한은행은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했다. 해당 펀드에는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이 5000만 달러 규모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우 본부장은 “이번 펀드 출자는 아큐만과의 파트너십을 위한 플랫폼이자 ESG 투자금융(IB) 글로벌 파트너십의 첫 번째 사례”라며 “글로벌 금융기관 및 국제기구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금융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그는 “선진 시장은 이미 성숙해 있고 배타적인 만큼 ‘이너 서클(Inner Circle)’로 들어가는 것이 어려운데, 그린 파이낸싱을 통해 이너 서클 플레이어로 진입 가능한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ESG 글로벌 데스크 설치 이후 주요 금융기관 및 국제기구와 ESG 분야 협업을 통한 시장 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2월 ESG 글로벌 데스크의 첫 성과이자 국내 금융권 최초로 국제 환경보증기관 GGC와 ESG 실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을 통해 신한은행은 GGC가 발행하는 보증서를 활용한 개도국 기업 ESG 자금 지원, 신흥시장 녹색채권 발굴?운용 등에 나서기로 했다. 우 본부장은 “이번에 출자한 아큐만 펀드의 경우도, 직·간접적으로 세계은행(W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영국투자공사(BII) 등 세계적 금융기관 및 국제기구의 참여한 만큼 신한은행이 글로벌 금융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런던지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 진입에도 나선단 계획이다. 우 본부장은 “영국 현장에서 느낀 점은 확실히 한국에 비해 ESG적인 관점의 고려 사항이 많고, 또 ESG가 보다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단 것으로, 한국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파트너로 자리 잡기도 했다”며 “이에 탄소배출권, 기후변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 기회를 찾고 탄소배출권 펀드 투자 기회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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