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청구 간소화법 18일 재논의…"정보유출·기존 법 상충 우려없다"

올 국회 통과 안되면 기약없어
보험업계·정부 한목소리 강조

이미지투데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해당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올해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보험 업계는 물론 정부도 나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개인정보의 유출이나 기존에 있는 다른 법과의 충돌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17일 보험 업계 및 국회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8일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애초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이달 13일 법사위 회의에서 논의 후 처리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일부 의원들의 이견이 있어 처리가 연기됐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도록 하고 가입자 요청에 따라 관련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송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직접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돼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줄어 소비자의 편익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가 2021년 만 20세 이상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비율이 47.2%로 절반에 육박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청구되지 않은 실손보험금은 각각 2559억 원, 2512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법사위에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 논의 초기부터 지적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다른 하나는 의료법과 약사법 등 기존 법들과 보험법 개정안이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 업계는 올해 6월 국회 정무위에서 여야 합의로 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된 만큼 우려가 해소된 것으로 봤지만 다시 문제가 제기돼 발목을 잡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구 방식을 전산화하더라도 환자의 요청과 동의가 있어야 하고 기존에 제출하던 정보의 범위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명해왔다”며 “정보를 전송하는 대행 기관을 둔 것도 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는 장치”라고 주장했다. 정부도 나서 타 법과의 충돌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약사법과 의료법에 배치되는지 여부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침을 통해 의료법을 배제하는 제도를 이미 운영 중”이라며 “법제처도 유권해석을 통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보험 업계가 나서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법안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기약 없이 처리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끝나면 내년 총선 준비로 정치권이 관심을 계속 보일지 의문”이라며 “새로운 국회가 들어서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설득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