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 곳곳에 암초가 드리우고 있다. 물가 불확실성은 다시 커지고 있고 전통적 지지 기반인 자동차 노조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한 채 파업에 돌입했다. 여기에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차남 리스크와 고령 정치인 퇴진론마저 불거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달 말 설문에 따르면 유권자의 59%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관리 방식에 반대했다.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는 응답은 69%에 달했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수입보다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올라 실질 가구소득이 줄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지난해 미국 중위 가구의 연간 소득은 7만 4580달러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인 2019년보다 3670달러 줄었다. WSJ는 “인국조사국의 메시지는 바이드노믹스하에서 미국인들이 더 가난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은 다시 꿈틀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행보는 유가가 고삐를 쥐고 있다”며 재선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UAW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육성 정책을 펼치자 올 5월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우대 정책이 내연자동차 근로자의 일자리를 줄인다는 판단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14만 5000명 규모에 이르는 UAW는 미시간이나 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 지역에서 승리의 키를 쥐고 있다”며 “노조는 내년 재집권 플랜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스스로를 “미국 역사상 가장 친노조 대통령”이라 칭하는 등 노조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불분명하다. 오히려 UAW가 자동차 3사와의 협상 실패로 파업에 돌입하면서 자동차 가격 상승, 지역 경제 위축 등 경제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관리 능력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가족 문제 역시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은 불법으로 총기를 구매·소유한 혐의, 약 120만 달러의 세금 누락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화당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의장은 헌터의 부정행위와 바이든 대통령의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12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고령 정치인 퇴진론도 부담이다. 최근 AP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 69%를 포함한 응답자 77%가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81세다. 그동안 허공에 악수를 청하거나 이미 숨진 의원을 찾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바 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요즘 80세는 사실상 40세”라며 “바이든이 가진 지혜와 기록을 봐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