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무기한 단식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은 ‘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을 고리로 연일 민주당에 맞불을 놓고 있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면서 9월 정기국회는 암운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결의문에는 한 총리 해임건의 외에도 △윤석열 정권 내각 총사퇴 촉구 △고(故) 채 상병 사망 사건 진상 규명 특검 관철 △윤석열 정권의 야당 탄압에 맞선 항쟁 △‘불법 검사’ 탄핵 추진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맞선 국민 항쟁 등이 담겼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쇄신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이 대표가 당 안팎의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이어가자 민주당이 강도 높은 대여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요구를 ‘방탄용’이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결의안은 스스로 공당임을 포기한 것이고 이 대표 단식으로 또 한 번 방탄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며 “내실 없는 선언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등을 중심으로 대야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통계 조작에 가담하고 배후에서 국기 문란 행위를 직간접적으로 지시한 인사들을 끝까지 발본색원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가계소득 등의 통계 수치를 조작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은 당에 ‘대선공작 게이트 진상조사단’을 설치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전날 지역구인 울산 남구에서 대선 공작 규탄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은) 주식회사 문재인 정권의 회계 조작 사건”이라며 “국가의 기본 정책인 통계마저 조작해 국민을 기만한 정부”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14일 발행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정책 평가’ 자료를 첨부하며 문재인 정부 기간 고용률과 청년고용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비정규직 비율과 임금 격차는 감소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