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일주일만에 난민 1만명 몰려…"회원국 공동 대응해야"

멜로니 총리, EU집행위원장과 회동

조르자 멜로니(오른쪽) 이탈리아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난민 문제에 공동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탈리아에 일주일 동안 1만 2000명에 달하는 난민이 몰려오고 있지만 북아프리카에서 떨어진 국가들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서다.


1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함께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을 방문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곳(람페두사섬)은 이탈리아의 국경이지만 유럽의 국경이기도 하다”며 “현재와 같은 대규모 이민자 유입은 모든 국가의 (정책) 참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민자 폭증은 (이탈리아 같은) 인접 국가들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주겠지만 곧 다른 모든 국가도 영향권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이탈리아 해안에 도착한 난민은 12만 8600명으로 전년 동기(6만 6200명)의 두 배에 이른다. 주요 원인으로는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에서 불과 145㎞ 떨어진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불황과 인권 탄압 정책이 꼽힌다. 지난주에만 1만 2000명의 난민이 이탈리아에 유입됐으며 이 중 70%는 람페두사섬으로 향했다. 람페두사섬의 수용소 정원인 400명을 훌쩍 웃도는 것은 물론 섬의 전체 인구(6000명)와 맞먹는 인원이다.


이탈리아는 물론 EU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EU는 6월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신청자를 각 회원국이 분담 수용하기로 하고 이를 거부하는 국가에는 기금을 내도록 하는 협정에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폴란드와 헝가리의 반대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프랑스는 지난 주 이탈리아와의 국경 단속을 강화했다. 독일은 이탈리아에서 자국으로 온 이민자에 대한 자발적 수용을 중단하겠다고 했다가 람페두사 난민이 급증하자 이 결정을 번복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멜로니 총리에 "신규 입국자 등록과 (난민들의) 지문 채취를 돕기 위한 추가 인력을 이탈리아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난민과 이민은 유럽의 도전이며 EU 차원의 대답이 필요한 문제"라며 다른 EU 회원국이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난민을 지금보다 더 많이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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