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 그리고 2타 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24년 차 최경주(53·SK텔레콤)와 루키 김성현(25·신한금융그룹)이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동반 준우승으로 둘 다 올해 최고 성적을 냈다. 김성현은 91만 5600달러(약 12억 1300만 원), 최경주는 17만 6000달러(약 2억 33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김성현은 18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의 실버라도 리조트 앤드 스파(파72)에서 끝난 포티넷 챔피언십(총상금 84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로 4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의 김성현은 우승자 사히스 시갈라(미국·21언더파 267타)에 2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갈라는 PGA 투어 첫 우승이다.
지난해 PGA 2부 콘페리 투어에서 신인상을 받는 등 맹활약한 김성현은 2022~2023시즌 PGA 투어에 입성했다. 톱 10은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공동 4위가 유일했다. 그러다 가을 시리즈 개막전인 이번 대회에서 단독 2위에 올라 데뷔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1998년 9월 17일생인 그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자신의 25번째 생일에 큰 선물을 받은 셈이 됐다.
1라운드 단독 2위, 2라운드 공동 선두, 3라운드 공동 2위로 셋째 날까지 선두권을 잘 지킨 김성현은 데뷔 첫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이날 그는 전반 9개 홀 연속 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후반에만 버디 4개를 낚았다. 특히 마지막 4개 홀에서 3타를 줄이는 뒷심이 빛났다. 또 나흘 내리 60대 타수를 적어내 남은 가을 시리즈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가을 시리즈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11월까지 7개의 대회가 열린다.
올해 정규 시즌을 페덱스컵 포인트 83위로 마친 김성현은 이번 준우승으로 페덱스 랭킹을 57위까지 끌어올렸다. 가을 시리즈 종료 기준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60위 안에 들면 내년 시즌 특급 대회 중 일부에 출전할 수 있다. 경기 후 그는 “이번 주 잘 마무리했듯 남은 대회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같은 날 PGA 투어 한국 군단의 ‘맏형’ 최경주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의 미네하하CC(파70)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 투어 샌퍼드 인터내셔널(총상금 200만 달러)에 나섰다.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5타를 친 그는 최종 합계 15언더파 195타로 스티브 스트리커(미국·16언더파 194타)에 1타 모자란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 첫날 나란히 62타의 코스 레코드를 기록한 최경주와 스트리커는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16번 홀(파5)까지 6타를 줄인 최경주는 한때 스트리커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버디가 필요했던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1타 차 우승을 내줬다. PGA 정규 투어 12승의 스트리커는 올 시즌 챔피언스 투어에서 6승을 거뒀고 통산 17승째를 달성했다.
1970년생 최경주는 50세가 넘은 시니어 선수들이 경쟁하는 챔피언스 투어에 2020년 입문해 이번 대회까지 우승 1회, 준우승 4회의 성적을 냈다. 2021년에도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그는 이어진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올해도 다음 주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