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단식 도중 병원으로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건강을 회복하신 후 차분하게 만나 민생 현안을 치열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에서 의원직 상실이 확정된 최강욱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경력 조작 사건’이라고 지적하면서 “더 이상 이 나라에 조작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건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민주당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이날까지 19일째 이어졌던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과거 여의도에서 있었던 단식은 뚜렷한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며 “아쉽게도 이 대표의 단식에서는 그런 대의를 찾아볼 수 없고 사사로운 개인의 사법 리스크만 더 부각됐다”고 깎아내렸다.
같은 당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총리 해임 건의 추진 및 내각 총사퇴 요구에 대해 “아무리 총리를 망신 주고 정부를 흠집 내도 이 대표를 둘러싼 많은 의혹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했던 “증오와 타도의 마음으로, 끝없는 적대 행위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두고는 “총리 해임과 국무위원 총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증오와 타도의 마음에서 비롯된 적대 행위”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이날부터 국회 상임위원회를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보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병원에 이송됐다고 국회 전체를 셧다운시키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일이겠나”라며 “정기국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민주당이 이런 결의를 한 것은 이 대표 사수를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고 국민 다수와 싸우겠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최근 이 대표의 단식을 둘러싸고 격화되고 있는 여야 대치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치가 실종되고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치킨 게임’이 펼쳐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여야가 내년 총선을 의식해서 일단 지지층을 최대한 잡아둬야 한다는 전략적인 목표에 몰입한 것 같다”며 “이 대표의 단식이 협치나 절충점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사라지게 하는 ‘블랙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