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 등에 출연하며 국민배우 반열에 오른 원로배우 변희봉(본명 변인철)이 18일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1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과거 완치 판정을 받았던 췌장암이 재발해 투병한 끝에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났다.

1942년 전남 장성군에서 출생한 고인은 조선대 법학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후 서울에 올라와 연극배우로 활동했고 1966년 MBC 성우 공채 2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방송 드라마로 진출하며 연기자로 전향한 뒤 60년이 넘게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나눴다. 고인은 ‘제1공화국(1981)’ ‘조선왕조 오백년: 설중매(1985)’ ‘찬란한 여명(1995)’ ‘허준(1999)’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특히 특집극과 연속극에 자주 출연해 구수한 연기로 사랑받았다.

고인은 봉준호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 봉 감독이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에 고인을 삼고초려 끝에 섭외했고 이후로도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옥자(2017)’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봉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영화 ‘괴물’에서는 손녀를 잃은 애끓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고인은 2017년에 영화 ‘옥자’로 연기 인생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은 후 “70도 기운 고목나무에서 꽃이 핀 기분”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조선왕조 오백년: 설중매’로 제21회 백상예술대회 TV부문 인기상을 받았고 영화 ‘괴물’로 제27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2020년에는 대중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인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낮 12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