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를 전면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검찰·감사원에 대한 비판으로 ‘야당 탄압’ 프레임을 부각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연설 내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적과 함께 거대 야당으로서의 민생 정책·입법 의지를 드러내며 주도권 사수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약 48분간 윤석열 정부의 강도 높은 국정 쇄신을 요구했다. 그는 “국무총리 해임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다”며 “대통령은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시작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검찰 통치는 잠시 힘을 발휘할지 모르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야당에 협력을 구하고 야당 대표에게 함께하자고 말하는 대통령을 국민은 바란다”고 촉구했다. 내년 총선을 약 7개월 앞둔 시점에서 정부의 실정과 무능을 강조하며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전임 정부 야당 인사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 수사를 두고 날 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현재 감사원은 사실상 대통령실 하명감사(下命監査)만 하고 있다”며 “정치 감사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불법을 저지른 검사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을 향해서는 협의체를 제안하며 협치를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개헌절차법을 제정하고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며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4년 중임제, 국무총리 국회 복수추천제를 도입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제 개혁을 위한 △위성정당 원천 금지 △양당 독식 타파 △비례성 강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촉진 등 네 가지 선언에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재정 마련 방안을 여야가 함께 논의하는 국가재정운용협의체 설치도 제시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해온 법안 처리 의지를 재확인하며 거대 야당의 면모도 드러냈다. 그는 “합법 노조 활동 보장법인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1특검·4국정조사’ 관철과 함께 방송법 개정안, 교권보호법,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법 등의 입법을 약속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연구개발(R&D) 특별 예산 편성 △기후 재정 로드맵 마련 △좋은 청년 일자리 비율 확대 등을 통해 민주당이 청년·친환경·여성·기술혁신·미래 정당이 되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