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방문해 항공 고도제한 관련 국제기준을 조속히 개정해줄 것을 건의했다. 강서구, 양천구 등 김포공항 일대 등 공항 주변 고도제한을 받고 있는 지역의 불편함을 해소해 달라는 취지다.

오 시장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본부를 방문해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면담에는 이재완 주ICAO대표부대사와 박준수 ICAO 항행위원도 참석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도시 발전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일하게 적용 중인 항공 규정으로 인해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인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규정 개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샤키타노 의장은 규정 개정을 위해 안전성 평가와 고도제한 완화 연구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10월 30일까지 회원국을 대상으로 의견 청취를 실시한고 밝혔다.

‘ICAO’는 국제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의 발전을 위해 1947년 설립된 UN산하 전문기구다. 1951년 민간 항공기 비행의 안전 확보를 위해 장애물제한표면(OLS)을 마련했다. 한국은 1952년 ICAO에 가입한 이후 민간 공항에 ICAO 기준을 준용하고 있다.

ICAO는 관련 규정이 마련된 지 70년이 지난 만큼 2015년부터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개정안은 2025년 이사회 의결 후 2028년 시행될 예정이다. △고도제한 표준안(장애물 제한표면)의 전면 개정 △항공학적 검토(예외적으로 장애물 설치를 검토)를 위한 핵심절차 마련 등이 골자다.

앞서 정부는 2015년 항공법 개정을 통해 항공학적 검토위원회 의결을 거친 경우 OLS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제주공항과 같이 주변에 산 등 높은 장애물이 있어야해 예외적용이 어려웠다. 그러다 국제기준 개정이 가시화되며 정부는 2028년 11월 개정 시기에 맞춰 세부지침을 수립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시행해 나가는 중이다. 서울시는 도시계획국에 전담팀을 신설해 △ICAO 국제기준 개정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 및 조속한 개정 요청 △국토부·강서구청 등 유관기관과 의견 조율 △김포공항 일대 마스터플랜 수립 등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강서구, 양천구 등 공항 인접 자치구(약 80㎢, 서울시 면적의 13.2%)는 1958년 김포공항 개항 이후 공항 주변 고도제한으로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받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등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시 발전이 더뎌 지역 내 낙후된 주거 형태가 밀집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