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한 북한 고위직 여성들이 명품 가방 등 외국 사치품을 소지한 모습이 연이어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 뉴스가 19일(현지시간) 집중 조명했다.
고가의 외국 사치품을 '부르주아 문화', '반사회주의적 행태'라며 대대적인 단속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비롯한 최고위층은 여전히 '명품 사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보도한 사진을 보면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유리 가가린 항공 공장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든 핸드백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핸드백이었다.
해당 제품은 타조 가죽으로 만든 주미(Zumi) 모델의 이 핸드백은 지금은 생산되지 않지만 중고 시장에서 1만 달러(약 133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검은색 디오르 핸드백을 들었다. 김여정이 든 핸드백은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레이디 디오르(Lady Dior) 고급제품으로 디오르사 홈페이지에서 7000달러(약 929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현송월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저렴한 중국제로 보이는 핸드백을 들었으며, 해당 가방은 중국 웹사이트에서 8달러(약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북한은 수년 전부터 외국의 고가 브랜드 제품을 '자본주의 국가들이 북한을 파괴하기 위해 사용하려는 무기'라고 지목하고 강력 단속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사치품 수출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평소 스위스 명품 브랜드 IWC의 시계를 차고 다니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고,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는 디올 핸드백과 외투를 입고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매체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북한 주민 가운데 1000만명 이상이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렸다는 유엔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북한 최고위층과 일반 주민들의 생활 수준에 극심한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나자닌 자데-커밍스 호주 디킨대 인도주의 리더십센터 부소장은 "엘리트 계층이 그 나라 일반 시민이 사기 어려운 디자이너 제품을 걸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북한의 경우는) 초엘리트들과 평균적 북한 사람의 삶 사이의 엄청난 차이를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