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삼성전자 담았다…반도체 ETF '명실상부'

KRX 반도체 지수 정기변경 따라
삼성·미래에셋운용 신규로 편입
TSMC발 충격에 '6만전자' 털썩



국내 양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유한 반도체 ETF가 상장 17년 만에 삼성전자(005930)를 편입하면서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삼성전자는 19일 대만 TSMC발 반도체 업황 우려가 지속돼 이달 들어 처음 ‘7만 전자’가 깨졌지만 반도체 ETF의 인기는 향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15일 한국거래소의 KRX반도체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를 신규 편입했다. 두 상품은 2006년 6월 상장한 이후 17년 만에 국내 반도체 1위 기업이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담게 됐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15일 지수 정기 변경을 통해 삼성전자를 KRX반도체지수에 편입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내 반도체 산업 대표 종목들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구성한 KRX반도체지수는 그간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아 산업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삼성전자가 이전에는 반도체 매출 비중이 휴대폰 등 타사업 부문 대비 크지 않다는 이유로 반도체가 아닌 정보기술(IT)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이번 지수 변경 전까지 KRX반도체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의 20% 수준에 그쳤던 SK하이닉스(000660)였다.


거래소는 삼성전자의 편입과 함께 SK그룹의 투자 전문 계열사인 SK스퀘어(402340)를 지수에서 제외하는 등 KRX반도체지수를 대대적으로 수술했다. 지수 구성 종목도 기존 41개에서 50개로 확대했으며 인텍플러스(064290)·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 등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한 종목들이 새로 포함됐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그간 삼성전자의 부재로 반도체 업종의 등락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녔던 ‘KODEX 반도체 ETF’와 ‘TIGER 반도체 ETF’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를 19.7% 신규 편입하고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와의 합산 비중이 40%까지 커지기 때문이다. 두 ETF는 삼성전자 없이도 순자산(18일 기준)이 각각 5109억 원과 2362억 원을 기록할 만큼 반도체 대표 ETF로 자리매김했는데 향후 반도체 업황 개선 추세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대환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그동안 투자자들의 요청이 많았던 삼성전자의 편입이 이뤄져 국내 대표 반도체 ETF로서 투자 매력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400원(0.57%) 내린 6만 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6만 전자’로 내려앉은 것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가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납품을 늦춰 달라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우려가 커진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