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9일(현지시간)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윤석열 대통령이 늘 말씀하시듯 굴종적으로 보이는 한산한 상황이 평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이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서 “진보 정부에서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히 좋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압도적인 힘으로 구축한 평화가 진정한 평화”라며 “김대중 정부 당시 서해교전에서 싸워 이긴 장병들을 옷 벗기고 퇴진시키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1차 핵실험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가속화됐다”며 “객관적으로 느끼기에 어떤 것이 믿음직스럽고 활력 있는 평화냐에서 판단 기준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상황에 따라 정부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도출된 9·19 군사합의는 남북 사이의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문재인 정부 당시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남북 양측의 GP가 대거 철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은 공공연하게 합의를 어기고 의도적으로 도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군사합의가 내포한 여러 문제점을 직시하고 관찰하는 단계”라며 “(9·19 군사합의는) 북한에 절대적으로 불합리한 감시 정찰 자산, 공군·해군력의 가동과 평상시 훈련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한국의 행동을 위축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합의를 잘 지켜도 북한은 없는 자산을 가동하지 않는 것이고 우리는 열심히 해오던 것들을 중단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크다”며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올지 관찰하고 나중에 적절한 시점에 필요하다면 (효력정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