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와 17년 우정…정몽구가 뿌린 씨앗, 代 이어 '결실'

2006년 기아 첫 북미공장 낙점 후
전기차 등 전동화 핵심 거점 부상
이번엔 조지아공대와 협력 확대
모빌리티 연구·인재 발굴 '맞손'

정몽구(왼쪽) 당시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아 미국 조지아공장 기공식을 앞둔 2006년 10월 조지아주지사 공관에서 소니 퍼듀 주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차(005380)그룹에 미국 조지아주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는 물론이고 배터리셀 합작공장, 배터리 시스템 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북미 전동화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이라서다.


조지아주와의 인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의선 기아(000270) 사장과 함께 기아의 첫 미국 생산기지 위치를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로 낙점했다. 우수한 입지 조건과 함께 소니 퍼듀 주지사를 비롯한 조지아주의 적극적인 협력이 영향을 줬다. 정 회장은 “퍼듀 주지사 등 주정부 관계자들이 기아 조지아공장 투자 유치 과정에서 보여준 열정과 아낌없는 지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보답하기 위해 조지아공장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공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몽구(왼쪽 네 번째) 당시 현대차그룹 회장이 2006년 3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기아 미국 조지아공장 투자 계약식에서 정의선(〃세 번째) 기아 사장과 소니 퍼듀(〃다섯 번째) 조지아주지사가 악수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양측의 관계는 조지아공장이 400만 대 넘는 차를 생산하며 북미 공략 거점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끈끈해졌고 17년이 지난 오늘날 한 차원 더 깊어졌다. 정의선 회장이 과거에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에 열성적인 퍼듀 주지사와 다시 손을 잡으면서다. 퍼듀 주지사는 현재 조지아주공립대협의회 의장으로 지역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혁신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조지아공대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에는 글로벌 유수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강조해온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정 회장은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건설 현장 방문 당시 조지아공대와 협력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퍼듀 의장은 현대차그룹과 조지아주의 산학 협력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 조지아공장에서 현지 전략형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가 조립되고 있다. 사진 제공=기아

조지아공대는 세계 최고 권위의 대학 평가 기관인 THE와 QS가 올해 발표한 글로벌 공대 순위에서 각각 11위와 12위에 이름을 올린 연구 중심 공립대학이다. 기계공학·전자공학·산업공학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양측은 배터리·수소에너지·소프트웨어·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연구 개발 과제를 선정해 조지아공대 교수진과 현대차그룹미국기술연구소(HATCI)·남양연구소 인력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정의선(뒷줄 오른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현대차그룹 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COO), 장재훈 현대차 사장,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차우키 압달라 조지아공대 연구담당수석 부총장, 소니 퍼듀 조지아주공립대협의회 의장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조지아공대 존루이스학생회관에서 미래 모빌리티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조지아공대가 육성하는 학생 스타트업 중 유망한 곳을 선정해 지원하고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인재 발굴을 위해 조지아공대 학생들이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도 마련한다. 연계 채용 역시 계획하고 있다.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뛰어난 리더를 양성하고 자동차 산업과 미래 모빌리티 발전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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