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사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0일 “지방 소멸을 넘어서 국가 소멸론까지 나오고 있다”며 “과감한 정책 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2023’에서 축사를 통해 “역대 정부가 각종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백약이 무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0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0.78명보다 적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거듭 지적했다.
그는 해외 석학의 입을 빌려 한국이 처한 위기를 실감나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조앤 윌리엄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가 (심각한 저출산으로) ‘한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두 손으로 머리를 붙잡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된 적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인구 소멸로 사라지는 국가 1호’가 될 수 있다는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교수의 경고가 현실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박 의장은 이런 문제를 촘촘한 이민정책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하는 보완책으로서 이민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당정은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는 지방과 산업에 외국 인력이 공급될 수 있도록 입법을 통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지역 특화 비자 운영을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여당의 중점 처리 법안인 외국인고용법 개정안도 조속히 통과시켜 숙련된 외국 인력들이 10년간 출국 없이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겠다”고도 했다.
현재는 E-9(비전문 취업) 비자를 소지한 숙련 노동자는 4년 10개월을 일한 뒤 성실근로자 제도를 통해 고국에 돌아가 한 달간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4년 10개월을 더 일할 수 있는 구조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간에 출입국 과정 없이 10년간 쭉 체류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