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증권 계좌에 예치한 현금성 자산에 대해 증권사가 지급하는 이자 성격의 ‘예탁금 이용료율’이 인상된다. 증권사들은 이용료율 산정 시기를 분기 1회 이상으로 개선하고 회사별 이용료율을 이해하기 쉽게 공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 규준’을 제정·시행한다고 밝혔다. 그간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가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회사별로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최근 키움증권은 예탁금 이용료율을 현행 0.25%에서 1.05%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투협과 주요 증권사는 3월부터 ‘예탁금 이용료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증권사별 예탁금 이용료 지급 기준과 산정 방식, 점검 주기 등을 논의했다.

그 결과 앞으로는 이용료율 산정 시 적용되는 비용 배분 방식이 보다 명확해진다. 통상 비용은 직접비와 간접비로 구분되지만 증권사별로 구분 기준이 상이하거나 비용 배분이 차이가 있었다. 이에 직접비와 간접비를 명확하게 구분해 이용료율에 반영하도록 개선했다. 8월 말 기준 투자자 예탁금 규모가 약 64조 원임을 감안할 때 향후 예탁금 이용료율이 0.5%포인트 인상되면 약 3200억 원의 이용료가 투자자들에게 추가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별로 제각각이던 이용료율 산정 주기는 분기 1회 이상으로 통일했다. 또 이용료율 변경 시에는 관련 부서로 구성된 내부심사위원회를 통해 이용료율 산정 내역의 적정성을 심사하고 대표이사 결재를 받도록 했다.

증권사별로 예탁금 종류와 금액 등 공시 방식이 달라 비교가 불편했던 공시 홈페이지도 대폭 손질한다. 예탁금의 종류별·금액별로 비교할 수 있도록 세분화하고 기간별 추이를 추가하는 등 증권사별 비교가 쉽게 홈페이지 공시 화면을 개선할 예정이다.

금투협은 9월 중 모범 규준을 사전 예고하고 10월 중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예탁금 이용료율 비교 공시는 금투협 및 증권사 시스템 구축 완료 후 연말부터 시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는 시장금리 변동 등을 감안해 보다 합리적으로 산정된 이용료를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모범 규준 시행 이후 증권사의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지급 및 공시 현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이용료가 지급되도록 점검·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