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최근 30여 명의 지점장에게 동시에 ‘명령휴가’를 내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후 단행한 대표적인 고강도 내부 통제 사례로 꼽힌다.
2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12일 전국 32개 지점장에게 명령휴가를 발령했다. 명령휴가는 금융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에게 회사가 불시에 휴가 명령을 내리고 해당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업무 내용을 감사해 금융 사고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다.
지점장이 명령휴가를 간 32곳의 지점에 대해서는 내부통제지점장들이 감사 업무를 했다. 내부통제지점장은 올해 7월 우리금융그룹이 발표한 내부 통제 강화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우리금융은 같은 달 정기 인사에서 내부 통제 업무만 담당하는 지점장급 인력 33명을 전 영업본부에 배치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지점장들이 실질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수시로 지점을 선정해 명령휴가를 내리고 감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우리금융의 내부 통제 조치는 지난해 발생한 600억 원대 횡령 사고 때문이다. 해당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은 ‘내부 통제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명령휴가와 관련해서는 대상자를 영업점 직무 위주의 위험 직무자에서 본점 직무까지 확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