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가구 6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논밭을 일구며 생업을 이어가는 전남 담양군의 한 한적한 작은 시골마을에서 23년째 울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전남 담양군 대덕면 문학리에 찾아온 불청객 ‘납골당 건립’ 소식은 생업까지 포기하면서 싸워야 하는, 그동안 평온한 마을이 찬반으로 갈려 주민들 간 갈등까지 조장하고 있다.
“위법도 명백하고, 명분도 없고, 주민들이 이렇게 반대하는데 도대체 담양군의 행태는 뭐냐….” 70여 평생 이 마을에 살아온 이용길 이장(담양군이장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주민과 명문 요양병원 직원 등으로 구성된 납골당반대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납골시설 ‘빛고을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병노 담양군수는 납골당 신고 수리를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껏 목청을 높였지만, 담양군은 묵묵부답이다. 이들이 더욱 절실하게 호소하고 있는 이유다.
이들은 “마을 500m 전방에 들어서는 납골시설 ‘빛고을 추모공원’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데다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지연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일부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작성하게 하고 장사등의관한법률시행규칙 제7조 신고 요건에 적합하지 않은 점 등이 명백히 드러났다. 납골시설 신고수리를 철회하라”고 울분을 토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빛고을 추모공원은 담양군 대덕면 문학리 산 105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외문마을과는 500m, 명문 요양병원과는 불과 200m 떨어져 있다.
이용길 납골당반대추진위원회장(이장)은 “지난 23년 간 마을 사람들은 납골당을 막기 위해서 피눈물을 흘리며 싸워 왔다”며 “이번에 납골당 설치 신고 서류 중 건물 및 토지가 법인 소유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시행규칙을 빛고을 추모공원이 위반한 것이 드러났다. 현재 공사 중인 납골당은 철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문 요양병원은 주로 암 환자들이 요양을 하는 병원인데 바로 앞에 납골당이 들어서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환자들이 날마다 납골당을 보면서 요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될 상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동석 명문 요양병원장은 “제한 거리의 납골당 시설이 들어올 때는 주민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례가 있었다. 하지만 동의를 얻기는 커녕 손해배상을 운운하며 강제 동의서를 받아갔다”면서 “요양병원에 온 환자들이 매일 납골당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병이 더 깊어질 것이다. 납골시설은 병원의 생존권이 달린 심각한 문제다”고 피력했다.
이어 “담양군에 주민 동의 없는 납골당을 서류만 갖췄다고 허가를 내주는 것이 맞느냐하고 문의했더니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그렇게 좋은 시설이면 납골당을 군청 주차장에 설치하든지 이병노 군수 고향마을인 금성면으로 가져가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