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하락 베팅' ETF, 5거래일만에 1000억 돌파

개인 매수 주도…6거래일간 389억 사들여
기관은 468억 매도…LP 제외시 전 주체 매수
테마주 식으며 로우볼·금융주 ETF는 상승세

뜨거운 갑론을박 속 상장된 국내 첫 2차전지 인버스(역방향)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총액이 5거래일 만에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들이 400억 원 가까운 금액을 사들이며 순자산 급증을 주도했다.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스크린에 에코프로 차트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 ‘KBSTAR 2차전지인버스TOP10(합성)’ ETF의 순자산 총액은 18일 종가 기준 1021억 원을 기록했다. 12일 상장 이후 5거래일 만에 1000억 원을 돌파한 셈이다. 전날 순자산은 1040억 원으로 소폭 더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상품을 집중 매수하며 순자산 증가를 주도했다. 이들은 상장 당일에만 250억 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역대 국내 ETF 상장 당일 개인 순매수 금액 중 7번째로 많다. 19일까지 6거래일 동안 개인 순매수액은 389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2억 원을 사들이는 데 그쳤고 기관은 467억 원을 내다 팔았다. 다만 이는 유동성공급자(LP)들이 호가를 제시한 물량이 순매도 물량으로 잡히는 데 따른 ‘착시 현상’이다.


실제 세부 기관별로 뜯어보면 LP 역할을 하는 금융투자 기관만 489억 원을 내다판 가운데 사모·투신 등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들은 일제히 순매수세를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P가 호가를 제시한 물량을 개인·기관 등 ETF 투자자들이 사들이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모든 주체가 순매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2차전지 관련주들의 조정 국면이 계속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종가 기준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086520) 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247540))’와 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퓨처엠(003670) 4개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131조 2123억 원이다. 2차전지 관련주 대다수가 신고가를 기록한 7월 26일(173조 8587억 원) 대비 42조 6464억 원(24.53%) 감소한 수준이다. 국내 대표 2차전지 ETF인 ‘TIGER 2차전지테마’의 주가도 같은 기간 24.09% 내렸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와 미국의 9월 예산안 합의 이슈에 따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모멘텀 저하로 2차전지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버스 ETF 상품이 나온 후 개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반기와 같은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급등이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차전지주를 필두로 한 테마주 장세가 사그라들자 로볼(저변동성), 금융주 ETF 등 그간 소외됐던 안정적 상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ODEX 보험’은 최근 한 달(8월 18일~9월 19일) 동안 14.12% 수익률을 거둬 전체 ETF(레버리지 제외) 중 4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성 낮은 우량주에 투자하는 ‘TIGER 로우볼(5.52%)’ ‘ACE 스마트로우볼(3.88%)’도 코스피 수익률(1.56%)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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