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나왔다던 과외쌤 알고보니 '지방캠' 출신” 학부모 '분노'

연합뉴스·연세대 제공

지난 9일 끝난 고연전(연고전) 과정에서 '본교·분교'간 차별과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에는 명문대 출신이라던 과외선생이 알고 보니 지방캠퍼스 출신이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에브리타임 연세대 신촌 캠퍼스 게시판에는 '학력 위조 원세대 과외 후기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해당 과외선생은 수년간 수십명을 가르쳐 왔다.


글을 작성한 A씨는 "여러 의견 종합했을 때 이건 괘씸한 것을 떠나서 명백한 피해자가 있다는 점에서라도 공론화해햐 한다고 생각했다. 가장 화력이 좋다는 맘카페 아이디 빌려서 글 작성했는데 피해자분이 바로 연락이 왔다. 고민했었는데 이 카톡 보고 알리길 잘했다는 생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과외선생 B씨에 대해 "나이 서른에 전문 과외라 규모가 상당히 크다. 3년간 성사된 과외만 40여건"이라며 그가 원주 캠퍼스라는 사실을 속이고 연세대 사학과에 다닌다고 주장했다.


A씨는 피해 학부모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피해 학부모는 "재수는 한 걸로 들었고 연대 사학과 휴학 중이라고 들었다. 저희 아이가 안 그래도 계속 실력을 의심했다"며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또 "중간고사가 코앞인데 시간도 다 보냈다. 글 올려주셔서 감사하다. 아이가 오답 정리를 안 하고 손필기도 안 하길래 저도 의심하며 아이한테 계속 확인하고 있었다. 피해자가 많을 것"이라고 적었다.


A씨는 "(처음에는 B씨가) 신촌으로 입학한 것 맞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편입한 거 학부모님들도 다 알고 계신다’고 하다가 마지막엔 ‘필요한 게 뭐냐’고 묻더라"며 "편입, 이중 전공 등으로 거짓말하면서 교묘하게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그러한 사실조차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과외 플랫폼 '김과외' 측에 "상당 기간 지속한 것으로 보이는데 후속 조치는 어떻게 되는 거냐"며 "학력 인증 시스템이 너무 허술한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에 업체 측은 "담당 부서에 전달해 빠르게 검토해 조처한 후 다시 안내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김과외에서는 철저한 신원 및 학력 인증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나 매우 간헐적으로 학력 위조(의심) 사례가 발생되고 있다"고 답했다.


A씨는 최근 불거진 본교와 분교 간 차별 논란을 의식하면서도 피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기서 안 멈추면 피해자는 계속 생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 가만히 두고 보냐. 본캠, 분캠 분란 일으키려는 의도 아니고 지속적이고 악의적인 사기 행위를 막기 위함이다. 없는 사실 지어내거나 과장한 것도 아닌데 지탄받을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이니 불편한 사람들은 지나가시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네티즌들은 "문제이긴 하다", "입시에서 원주캠이 과외를 한다는 건 그냥 양심이 없는 거라 생각한다. 의대는 제외. 누가 누굴 가르쳐", "본인이 1등급이면 가르칠 수 있다고 본다", “해당 과외 교사가 편입 등 본교로 소속 변경을 한 것이라면, 연세대 본교 재학생이 맞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다.


앞서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7일 연세대 서울 신촌캠퍼스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원세대 조려대'라는 제목으로 두 학교의 분교생을 깎아내리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이 표현은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의 지방캠퍼스를 낮잡아 이르는 오래된 멸칭으로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연세대 미래캠과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고려대 세종캠을 의미한다.


작성자는 "연고전 와서 사진 찍고 인스타 올리면 니가 정품 되는 거 같지?"라며 "니넨 그냥 짝퉁이야 저능아들"이라고 강한 어조로 조롱했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의 익명게시판에서도 5일 '세종(세종캠 학생)은 왜 멸시받으면서 꾸역꾸역 기차나 버스 타고 서울 와서 고연전 참석하려는 거임?'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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