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장기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20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6.85포인트(-0.22%) 하락한 3만4440.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1.75포인트(-0.94%) 하락한 4402.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09.06포인트(-1.53%) 내린 1만3469.13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은 이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기존 5.25~5.5%이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 중위값을 6월과 동일한 5.6%로 유지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5.25~5.5%인 점을 고려하면 한 차례 더 올려야 한다고 보는 기존 전망을 그대로 이어간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기준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결정이 현재 금리가 이번 인플레이션 주기에서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연준은 또 내년 말 금리 전망을 6월 4.6%에서 0.5%포인트 높인 5.1%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6월에는 올해 5.6%였던 금리가 내년에 4.6%까지 1%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봤던 연준이 이번에는 0.5%포인트만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망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는 신호다. 파월 의장은 “경제는 다수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하다”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내년말 금리 전망이 높아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같은 금리 전망에 국채 수익률도 뛰었다. 10년물 수익률은 4bp(1bp=0.01%포인트) 상승한 4.404%를 기록했다. 기준 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7.7bp 오른 5.182%에 거래됐다. 국채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특히 2년물 수익률은 연준의 금리 결정 결과가 발표되는 오후 2시 이전까지 5.05% 수준을 유지하다 발표 후 5.2%까지 16bp 가량 뛰었다. 고금리가 오래 유지할 것이란 연준의 전망이 반영됐다. 이날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 질의응답 중 최근의 국채 수익률 상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한 것은 아니며 아마도 성장세가 더 강하고 국채 공급 자체가 늘어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주식 종목 별로는 이날 뉴욕 증시에 데뷔한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 클라비요가 첫 거래에서 23% 상승 마감했다. 다만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한 다른 기업들은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회로 설계 기업인 ARM은 이날 4.1% 하락했으며 전날 첫 거래일에서 상승 마감했던 식료품 주문 서비스 인스타카트는 이날 10.68% 하락했다. 인텔은 전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데이터센터용 칩의 재고 처리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 여파로 이날도 4.54%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0.16포인트 오른 105.36을 기록했다. 달러 상승 여파로 주요 가상자산은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5% 내린 2만7042달러에 거래됐으며 이더리움은 1.4% 하락한 162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달러 강세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달보다 92센트(1.01%) 하락한 배럴당 90.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