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을 살해한 이후 공범까지 둔기로 때려 살해한 권재찬(54)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재찬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21일 확정했다.

권재찬은 2021년 12월 4일 인천 미추홀구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지인이었던 50대 여성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넣어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A씨 신용카드로 현금 450만원을 인출하고 1100만원 상당의 소지품을 빼앗은 혐의도 있다. 권재찬은 다음날 인천 영종도 을왕리 야산에서 공범 B씨를 망치 등으로 때려 살해하고 인근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현금 인출과 A씨 시신 유기 등을 도운 이번 사건의 공범이다.

권재찬은 2003년 미추홀구에서 전당포 업주를 살해하고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붙잡혀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뒤 2018년 3월 출소했다. 그는 출소 뒤 도박으로 9000만원 이상의 빚을 지며 사기죄로 고소를 당하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교화 가능성이 있다거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권재찬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강도 범행을 계획했음은 인정되나 살인까지 계획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1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범행이 우발적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 측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데 대해 "피고인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도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그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는 상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