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39명 반란표…'이재명 체포안' 가결

◆찬성 149표·반대 136표 통과
李 단식·병상 메시지에도 등돌려
한덕수 총리 해임건의안도 가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같은 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안이 가결 처리되자 얼굴을 감싸거나 눈을 감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성형주 기자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 요청 이유 설명을 하던 도중 의원들의 항의로 발언이 멈춘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검찰이 제출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대표는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까지 감행하고 막판에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에서도 이 대표를 지키는 ‘방탄 대오’에서 최소한 39명의 이탈표(체포안 가결표 최소 29명 추정 및 기권·무효표 10명)가 나와 체포동의안 가결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 대표의 운명은 영장 실질 심사를 진행하는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로써 여야의 벼랑 끝 대치를 초래한 민주당 주도의 방탄 정국은 막을 내렸고 정치권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투표로 진행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석 의원 295명 가운데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298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단식으로 입원 중인 이 대표와 구속 상태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하고 있는 박진 외교부 장관 등 3명은 불참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형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민주당 의원 대신 이날 비례대표를 승계한 허숙정 신임 의원이 표결에 동참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하루 전날인 20일 ‘병상 메시지’를 내면서 이탈 표 단속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백히 불법 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은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사실상 부결 처리를 당내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입원 중인 이 대표를 표결 당일인 이날 오전에 만난 뒤 의원총회를 열고 체포동의안에 대한 ‘부결’ 투표를 호소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이어진 ‘방탄 프레임’에 피로감을 느낀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이 대표 스스로 본인의 ‘불체포 권리 포기’ 선언을 뒤집은 것에 대한 반발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18일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 사업 및 대북 송금 의혹,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특정 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과 뇌물, 위증 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원은 조만간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실질 심사 기일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이 제출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총투표자 수 295명 중 찬성 175명, 반대 116명, 기권 4명으로 통과됐다. 총리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사상 초유다. 민주당이 추진했던 노란봉투법·방송법의 경우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불발을 이유로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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