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공격에…러시아 "드론 신고용 앱 설치해라'

격추된 드론으로 훼손된 러시아브랸스크 지역 건물. 사진=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잇따르자 러시아가 드론 신고용 앱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다운받도록 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주요 정부 포털은 러시아 시민 수백만 명에게 ‘레이더(Radar)’ 앱을 다운받아 드론 공격과 각종 보안 사고를 신고하라고 통지했다.


통지문에는 "위험한 드론과의 싸움을 도와주세요! 레이더 앱은 수상한 드론 또는 기타 테러 비상사태를 신고하는 데 사용됩니다. 당신이 공격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러시아의 레이더 앱은 올해 러시아 본토를 표적으로 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잦아지면서 만들어졌다.


WP는 최근 잇따른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모스크바 방어선까지 뚫리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술 노하우를 흉내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중순 정식 출시된 이 레이더 앱은 우크라이나에서 약 1년간 사용된 앱 'ePPO'와 유사하다.


ePPO는 휴대전화 위치정보시스템(GPS) 및 나침반 기능을 활용한 '전자 방공망'으로, 휴대전화를 의심 물체에 조준한 뒤 빨간 버튼을 누르면 목격 사례가 신고된다.


레이더 앱도 ePPO와 동일한 방식으로 신고가 이뤄지며 드론·미사일·폭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입력되는 모든 메시지는 실시간으로 관련 정부 당국에 전송된다.


레이더 앱 개발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창설한 크렘린 외곽 정치 조직 '전러시아 국민전선'(the All-Russia People's Front) 활동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앱은 구글플레이 또는 러시아 정부가 개발한 루스토어(RuStore)에서는 다운받을 수 있지만, 애플의 검토 및 승인이 필요한 앱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이에 전러시아 국민전선은 아이폰 사용자들도 드론 공격을 신고할 수 있도록 텔레그램 앱 내 신고봇 '사이버 스쿼드'를 개발했다.


한편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로 함대 사령부를 타격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드론으로 크림반도를 집중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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