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은 한국 역사·문화·경제 공유의 장…경주가 최적지죠"

16차례 국제행사 성공 개최 노하우 보유

지난 6월 경주 SMR 국가산단 육성 지원을 경주시?대구지방국세청 업무협약식 장면. 제공=경주시



주낙영 경주시장. 제공=경주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회의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5000년 역사문화와 전통은 물론 경제 기적을 함께 공유하는 역사?문화?경제의 장입니다. 당연히 경주가 최적지 입니다.”


주낙영(사진) 경북 경주시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경주는 2012 APEC 교육장관회의 등 16차례에 걸친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정상회의 유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2025 APEC 정상회의 국내 개최 후보 도시로는 현재 경주를 비롯해 부산, 인천, 제주 등이 경쟁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는 미국?중국?일본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21개국 정상과 각료, 언론 등 6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 회의다.


정상회의 주무대인 경주 보문단지가 경호와 안전에서 매우 유리하다는 점도 경주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주 시장은 “보문단지는 1.5km 이내 고층건물이 없고 산으로 둘러싸인 항아리 모양을 갖췄다”며 “특급 호텔을 포함해 1만1405호실의 풍부한 숙박시설은 물론 숙박시설과 회의장 간 이동 동선이 짧아 교통 통제가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05 APEC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렸을 때 당시에도 한미정상 회담은 경호가 용이한 경주 보문단지에서 진행됐다. APEC 유치에 도전장을 낸 후보 도시 가운데 지방 중소도시는 경주가 유일하다는 것도 ‘지방화 시대’에 오히려 이점이 될 수 있다. 주 시장은 “중소도시여서 표면상 불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멕시코 로스카보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인도네시아 발리, 베트남 다낭 등 지금까지 14개 중소도시에서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며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철학과 APEC의 포용적 성장가치 실현 차원에서도 경주가 가장 적합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도시여서 교통접근성이 불리한 것도 아니다. 1시간대 거리에 김해·울산공항이 위치해 있고, 서울에서 KTX로 2시간대에 도착할 수 있다. 주 시장은 “불국사?석굴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비롯해 국보?문화재?사적을 보유한 문화유산의 보고일 뿐더러 포항, 울산, 구미 등 1시간대 거리에 정상들이 한국의 경제 기적을 시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가 풍부한 것도 경주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주 시장은 역사?문화도시로 알려진 경주가 미래차와 신원전 등을 통해 첨단과학혁신도시로 급부상 한다는 점도 부각했다. ‘철강 도시 포항’과 ‘자동차 도시 울산’ 사이에 위치한 경주는 과거부터 자동차 소재부품 산업이 크게 발달했다. 자동차 주력기업 780여개 및 연관기업 2000여개가 경주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경북 도내 전체 자동차 기업의 무려 6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유치에 성공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양성자가속기센터, 미래차 e-모빌리티 연구단지 등은 경주의 산업도시 위상을 크게 높이고 있다. 경주 감포에 들어서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차세대 꿈의 원자로로 불리는 SMR의 연구개발 전초기지로, 연구소 인근에 조성되는 SMR 국가산단은 SMR 제조 거점이 된다. 국책사업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2263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앞으로 500명 이상의 석?박사 인력이 상주하는 국가 차세대 원전기술 개발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시는 신속 예타, 인?허가 단축 등을 통해 SMR 국가산단 조성이 2026년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다.


문무대왕연구소 인근에 차세대 원전인 SMR을 제대로 실증해 볼 수 있는 국가산단이 들어서는 만큼 앞으로 경주에 원자력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경주시가 전국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SMR 국가산단 홍보에 나선 결과 대기업을 포함한 225개 기업에서 275만㎡의 입주 수요를 확보했다.


동경주 지역에 원자력 관련 시설이 잇따라 조성되면서 이곳에 거주하게 될 연구원 등을 위한 자족시설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경주시는 최근 경북도, 한수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SMR 국가산단 배후지역에 자족형 복합 첨단도시인 ‘테크노폴리스’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주 시장은 “첨단산업과 연구시설이 도심과 떨어져 있는 만큼 경주 동해안의 상대적 낙후성을 극복하기 위해 2028년까지 사이언스빌리지, 원자력 공기업 자사고, 에너지 미래관, 한수원 아트센터, 원자력 타운하우스 등 배후공간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경주는 경북 최초로 투자유치 인센티브 상한선을 없애는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 시장은 “내연기관 위주인 지역 자동차산업이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올 1월 차량용 첨단소재 성형가공센터를 완공했다”며 “e-모빌리티 연구단지, 노후 산단 대개조, 지방 주도형 투자 일자리사업 등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돕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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