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출금지 조치에 디젤 가격 4% 이상 급등

겨울철 앞두고 시장 수급 상황 빡빡해져
디젤 선물 계약분 톤당 1010달러 웃돌아
석유산업·선박·농업·제조업·건설 부문 모두 타격 예상

독일 엠리히하임의 오래된 유전에서 윈터샬 DEA 펌프잭이 원유를 추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겨울철을 앞두고 올해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던 국제 디젤 가격이 러시아의 수출 금지 조치로 4% 이상 추가 폭등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통신 타스는 러시아 당국이 자국 내 연료 가격 상승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디젤과 휘발유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발효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은 수출 금지 기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타스는 전했다.


이에 따라 겨울철 디젤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며 디젤 선물 계약분은 이날 4% 이상 올라 톤당 1010달러 이상에 거래됐다. 러시아는 전세계 해상 디젤 시장의 약 1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하루에 100만 배럴 이상의 디젤 연료를 선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수출 물량은 독일의 전체 수요를 충족시킬 정도의 양이다.


공급 축소에 따른 디젤의 가격 상승은 석유 거래자와 트럭 운전사뿐만 아니라 선박과 기차는 물론 농업·제조업·건설 부문에도 타격을 준다. 세계 경제의 광범위한 부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로 러시아산 디젤의 주요 수입국인 아시아 국가들 뿐만 아니라 서방 국가들도 높은 에너지 가격에 직면하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의 원자재 전략가 조반니 스타우노보는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산 디젤을 수입하지 않지만 이번 조치도 글로벌 시장 전체에 풀리는 디젤 양이 줄어들어 수급 상황이 빡빡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 조치로 러시아 원유 및 석유 제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