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권 법안 시행 전이지만…교사 직위해제 함부로 못한다

무차별 아동학대 신고에 교권 추락하자
"직위해제 엄격히 판단"교육부, 시도교육청에 지침 전달
아동학대 수사시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 법 시행전 도입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조례에 학생 책임 의무 조항 신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권 보호 4대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 당국이 교권 보호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이전에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교사의 직위해제 여부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전국 시도교육청에 안내했다. 무차별 아동학대 신고로 교사들이 고통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 법안 시행에 앞서 교권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동학대 혐의로 교사가 수사를 받을 시 교육감 의견을 제출하는 제도도 법 시행 전 도입하는 등 교육 당국이 교권 보호를 위해 적극행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교육부는 최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권 담당자들에게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교사들의 직위해제 여부 판단 시 시행 예정인 교권 보호법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됐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직위해제 처분을 금지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서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위해제를 너무 쉽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고 법도 시행 예정인 만큼, 교육청 담당자들에게 법안에 들어간 내용처럼 지금부터라도 엄격하게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육공무원법 제44조 2항에 따르면 △직무 수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중징계의결 요구 중인 경우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는 경우 △금품 비위, 성 비위 등으로 인해 감사원 및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으로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울 경우 임용권자는 직위 해제를 시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학교에서 무고성 아동학대로 신고돼 수사기관의 수사 개시 통보가 이뤄질 경우 직위 해제가 될 수 있어 무리한 처분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교육부는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교사들의 방어권을 적극 보장하기 위해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도 이달 25일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아동학대 신고로 조사나 수사가 진행되면 교육감은 반드시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인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전날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시행령 개정 등의 후속 작업을 거쳐 6개월 뒤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미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수사를 받고 있는 교사들도 같은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와 수사기관이 관련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의 경우 교육감에게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의 책임과 의무 조항을 담은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전날 입법예고했다.


학생의 책임과 의무 조항엔 △다른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신체·언어적 폭력도 금지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존중 및 방해 금지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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