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굽힘 없이 정진"…방탄실패에도 당권 의지

'체포안 가결' 하루 만에 입장문
법원, 영장심사일 26일로 결정

21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의 기로에 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방탄 실패’로 가결돼 당 대표 리더십이 흔들렸지만 여전히 당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정치 운명을 가를 구속 여부는 이르면 26일 결정된다.


이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을 넘어 민주당과 민주주의를, 국민과 나라를 지켜달라”며 당권에 대한 뜻을 나타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나온 첫 메시지다. 지지층을 향해 “민주당의 부족함은 민주당의 주인이 돼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달라”면서 “검사 독재 정권의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 파괴를 막을 수 있도록 민주당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체포동의안 가결에 따른 당내 후폭풍이 거세자 지지층에 결집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당권에 강한 미련을 보임에 따라 만에 하나 구속이 결정되더라도 옥중에서 대표로서 당무를 수행하면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계파 전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이재명계는 가결표를 던진 비이재명계에 대한 응징을 예고했다.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은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해당 행위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이 이 대표를 흔들겠지만 저희 ‘이재명 지도부’는 흔들림 없이 이 대표의 곁을 지키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비명계에서는 박광온 원내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한 친명계에 대한 반발과 함께 이 대표가 책임 지고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 결과가 내홍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이 대표의 영장 심사 기일을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예정대로 영장 심사가 진행될 경우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26일 밤 혹은 27일 새벽에 결정될 수 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할 경우 친명계가 당의 장악력을 회복하고 내분 수습에 전면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대표가 구속되면 당권 교체를 요구하는 비명계와 지도부 유지를 주장하는 친명계가 정면으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식 중인 이 대표가 건강 상태를 이유로 영장 심사 기일 연기를 요청해 심문이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