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어려운 그림을 쉽게 그린 뒤 “참 쉽죠?”라고 말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화가 고(故) 밥 로스의 작품이 약 131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화랑 ‘모던 아티팩트’는 로스가 그림 방송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 1화에서 그린 작품을 985만 달러(약 131억 원)에 판매한다.
NPR은 “이 유화의 제목은 ‘숲속의 산책(A Walk in the Woods)’으로 구불거리는 돌길, 푸른 연못, 노랗게 물든 나무 여러 그루가 묘사됐고, 작품 왼쪽 하단에는 로스의 서명이 있다”면서 “로스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며 역사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는 그림이다”고 설명했다.
로스는 1942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에서 태어나 미 공군에서 20년간 복무한 뒤 미술 강사로 활동하다가 1995년 향년 53세로 숨졌다.
그는 생전 그림 3만 점 이상을 그렸다고 밝혔을 정도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특히 1983년부터 미국 최대 공영방송 PBS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으로 인기를 얻었다.
총 403회에 걸쳐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긍정적 태도와 특유의 거침없는 붓질로 인기를 얻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만 9억3500만 가정이 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매물로 올라온 작품은 해당 프로그램 1화에서 로스가 30분 만에 완성한 그림이다.
앞서 이 작품을 가장 먼저 구매한 사람은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 시즌 1이 방영될 때 PBS에서 일했던 자원봉사자다.
당시 이 자원봉사자는 자선모금 행사에서 100달러(약 13만 원) 미만을 주고 이 그림을 사들인 걸로 추정된다고 모던 아티팩트 측은 전했다.
자원봉사자는 1983년 11월부터 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가 올해 초 모던 아티팩트에 소유권을 넘겼다.
라이언 넬슨 모던 아티팩트 소유주는 성명에서 “향수(鄕愁), 소셜미디어(SNS), 예술 작품 뒤에 가려진 인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로스의 인기에 기여했다”면서 “‘숲속의 산책’은 복제할 수 없는 특별한 작품이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