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사로잡은 삼양사 '상쾌환'…1위 '컨디션' 맹추격

젤리 등 비음료 형태 제품 출시
2030세대 시장선 컨디션 제쳐
식약처 2025년부터 규제 강화
기능입증 못한 곳 퇴출될 수도

삼양사(145990)의 숙취해소제 ‘상쾌환’이 2030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숙취해소제 부동의 1위인 HK이노엔(195940)의 ‘컨디션’을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5년부터 숙취 해소 기능 입증을 요구한 것도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30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상쾌환은 컨디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코리아 조사 결과 컨디션은 지난해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 42%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2위인 상쾌환이 2030 세대를 타겟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양사의 뜨거운 경쟁은 시장의 높은 성장세 때문이다.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2236억 원에서 지난해 3128억 원으로 40% 가까이 커졌다.





특히 최근에는 환이나 젤리 등 비음료 형태 제품이 출시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다. 삼양사의 상쾌환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양사는 2013년 환 제형의 특성을 살린 상쾌환을 처음 출시하고 비주류 소비층이던 MZ세대 및 여성을 겨냥해 급성장했다. 2019년 6000만 포가 팔린 상쾌환은 지난해 누적 판매량 1억 5000만 포를 달성했다. 2019년 출시된 상쾌환 스틱형 제품은 상큼한 맛과 섭취 편의성으로 MZ세대에서 호응을 얻었다. 올 2월 음료 제형으로 출시된 ‘상쾌환 부스터’는 최근 누적 판매량 400만 병을 돌파했다.


국내 최초 숙취해소제이자 ‘전통의 강자’인 HK이노엔의 컨디션이 최근 MZ세대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90년대 컨디션 광고는 주로 남성 직장인 모델이 음주 전후 컨디션을 마시는 모습을 그렸지만 지난해에는 가수 전소미, 올해는 박재범이 모델로 발탁됐다. HK이노엔은 숙취 해소법만 심층 연구하는 숙취해소연구센터를 설립하며 ‘명가’ 지위도 공고히 하고 있다. HK이노엔은 미배아발효추출물(글루메이트)부터 헛개까지 숙취 해소와 관련 있는 소재를 발굴하고 동물 실험·인체적용시험 등을 통해 지난 30여년간 컨디션을 총 6번 업그레이드했다. 컨디션이 처음 출시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은 6억 7200만 병에 이른다.


다만 식약처가 숙취해소제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 변동도 예상된다. 식약처는 2025년부터 숙취해소제의 숙취 해소 기능성을 표시·광고하기 위해 인체적용시험 또는 그 결과에 대한 정성적 문헌 고찰을 갖추도록 했다. 이에 따라 HK이노엔은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해 알코올 숙취 심각 정도 및 급성 숙취 정도와 혈중 알코올·아세트알데히드 농도의 유의적 개선 효과를 입증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양사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데이터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규제 수준을 맞추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약처 규제로 숙취해소제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고 기능성을 입증한 제품의 지위도 강화될 것”이라며 “인체적용시험 자료 확보에 따른 시간 및 비용 증가로 진입장벽이 높아진 만큼 기능성을 입증한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정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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