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지난해 기준 8조 원 규모로 향후 펫푸드·펫헬스케어·펫서비스·펫테크를 4대 주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맞춤형 육성 전략을 추진하겠습니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려동물 연관 산업 육성 대책을 발표하며 표현한 단어들이다. 또 ‘가축용 사료와 구별해 분류·영양·표시 등 펫푸드 제도 마련’ 등을 포함해 친절한 설명들도 덧붙였다. 쉬운 우리말 보급에 앞장서야 하는 정부가 여전히 외래어·외국어 조합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펫(pet)’은 반려동물을 이야기한다. 한때 우리말 번역으로 ‘애완동물’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반려동물’로 굳어져 가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과 경제를 뭉뚱그려 ‘펫코노미’라는 표현이 많이 쓰인다. ‘펫’과 ‘이코노미’의 합성어라고 하는데 국립국어원은 이에 대해 ‘반려동물 산업’이라는 우리말 순화어를 이미 제시한 바 있다.
농식품부 발표에서 ‘펫푸드’는 ‘반려동물 먹이’로, ‘펫헬스케어’는 ‘반려동물 건강관리’로, ‘펫테크’는 ‘반려동물 기술 상품’으로 바꿔 쓸 수 있다. ‘펫서비스’는 훈련·의료·관광·장묘 등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의미한다.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에 따라 생겨나는 어려운 외국어·외래어의 대체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호텔과 카페, 식당 등에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친화적인 서비스를 뜻하는 ‘펫프렌들리’의 순화어로 ‘반려동물 친화’를 제시했다. 또 ‘펫 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으로, ‘펫 팸족’은 ‘반려동물 돌봄족’이라는 쉬운 우리말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새로운 단어가 급증하고 있어 순화어 대체가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쏟아지고 있는 단어 중에 ‘펫티켓’은 ‘반려동물 공공 예절’을 의미한다. 또 ‘딩펫족’은 딩크족과 펫의 합성어고 ‘펫러닝’은 사회화와 예절 교육 등의 훈련이다. ‘펫시터’는 반려동물을 돌보는 시터(돌보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