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中 화유와 '모로코 LFP 양극재 공장' 짓는다

북미시장 겨냥 IRA 충족 요건 맞춰
年 5만톤 규모 2026년부터 양산
리튬 컨버전 플랜트 협업도 추진

남철(왼쪽 여덟 번째)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과 천쉐화(〃 일곱 번째) 화유코발트 동사장 등 양 사 관계자들이 22일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MOU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051910)이 중국 화유그룹과 손잡고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모로코에 공장을 짓고 2026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전구체 공장을 신설하는 등 양극재 소재의 수직 계열화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양 사는 LFP 양극재 시장에 진출하는 등 세 가지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


LG화학과 화유그룹 산하 유산은 모로코에 연산 5만 톤 규모의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짓는다. 연산 5만 톤은 보급형 전기차 50만 대에 필요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합작공장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수천억 원을 투자해 세워진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LFP는 북미 지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모로코는 미국과 FTA를 맺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요건도 충족한다”며 “합작사의 지분 비율은 IRA 요건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FP 양극재는 주로 보급형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 소재로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보다 에너지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아 고객사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테슬라·포드·BMW, 현대차 등 유력 완성차 업체들도 자사 일부 모델에 LFP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NCM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했던 국내 양극재 기업들도 LFP 양극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뿐 아니라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도 LFP 양극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추후 LFP에 망간을 더해 용량과 출력을 높인 LMFP 양극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또 모로코에서 화유그룹 산하 화유코발트와 리튬 컨버전 플랜트 사업도 추진한다. 컨버전 플랜트란 리튬 정광(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에서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시설이다. 모로코 리튬 컨버전 플랜트는 2025년까지 연산 5만 2000톤의 리튬 양산 체제를 마련해 모로코 LFP 공장에 리튬을 공급할 계획이다.


LG화학과 화유코발트는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제련·전구체를 아우르는 양극재 수직 계열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모로코 양극재 공장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새롭게 떠오르는 LFP 양극재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원재료에서 전구체·양극재까지 이어지는 소재 수직 계열화 체계를 공고히 해 글로벌 전지 소재 기업으로서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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