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習 방한 이야기했으니 외교적 대화로 성사시켜야…내년정도 기대”

“순서대로 하자면 한중일 정상회의 후 시 주석 방한”
“中, 북한을 비핵화 대화에 앉힐 수 있을 가능성 낮아”
“남북대화 열려있어…北 태도 바꾸려면 강한 압박 要”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시 주석) 본인이 여러차례 방한 필요성을 언급했으니 이를 기반으로 성사시키려는 것”이라며 “2014년이 마지막 방한이니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한중관계에 중요한 전기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중국에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하는 가운데 조 실장은 중국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실장은 이날 한 방송사(MBN)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방한 발언을) 기반으로 해서 외교 채널간 점잖고 쿨하게 대화를 해서 (시 주석 방한을) 성사시키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실장은 “순서대로 가자면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일중 정상회의가 먼저”라며 “다만 한일중 정상회의에는 (시 주석이 아닌) 리창 총리가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중·일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한일중 정상회의 먼저 추진한 뒤 이를 동력으로 시 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 실장이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연내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시 주석 방한 시점에 대해 “내년 정도 기대해본다”고 답한 것 역시 이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연말께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조 실장은 최근 윤 대통령이 중국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을 주문하고 있지만 실제로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조 실장은 “중국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 낼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가능성을 낮게 본다”며 “설사 중국이 6자회담(과 같은 형태의 해결책)을 제안해도 이것은 비핵화 회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최고 자리에 오른 뒤 비핵화 대화에 응한 적이 없다”며 “이 태도를 바꿔야 대화의 물꼬가 확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조 실장은 북한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북 제재가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조 실장은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려면 압박이 필요하다”며 “비핵화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고 주민들에게 영향이 커서 정권 유지가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어야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실장은 윤석열 정부는 남북대화에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역시 남북정상회담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다만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회담을 한다면 국민들이 안전해지고 번영하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그냥 사진만 찍기 위해 만나서 될 일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어 조 실장은 “(남북대화의) 출발점은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응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라며 “북한이 벌써 3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고 식량난도 심각해 북한으로서도 결코 좋지 않다. 불행히도 현재로서 (북한을 바꿀 방법은) 압박 가하는 것 뿐”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한 추가 제재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 실장은 “이미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가 10건”이라며 “한 나라가 10개나 되는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유례 없는 수준의 제재를 가하고 있어 안보리를 통한 추가 제재를 가할 여력이 적다는 의미다. 조 실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면서 안보리가 마비된 것도 문제”라며 “일본과 같은 주요7개국(G7) 회원국의 개별 제재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